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마다 상처의 종류도 다르고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르다. 특히나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때는 상처의 깊이가 크다. 혼자서 끙끙 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연의 고통을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사람도 있고, 아님 그동안 못잔 잠을 보충하려는 듯 계속해서 잠만 자는 사람도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한두 가지 또는 서너 가지를 합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원 작가님의 신작소설  '실내인간'의 주인공 박용우는 여자 친구와 이별을 하면서 직장도 잃고 집에서만 지낸다. 직장에 다닐 때는 좋았던 주인집 아주머니와의 사이도 월세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틀어지고 급기하는 이사를 하게 된다. 

 

용우가 이사한 집은 처음부터 수상쩍다. 돈에 비해 생각보다 널찍하고 좋은 조건의 집... 단하나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옥상에 만은 올라가지 않는다는 특이한 조항을 내건 집주인의 조건... 굳이 옥상에 올라갈 이유가 없기에 용우는 이사를 하지만 이사 첫날부터 지붕(옥상)에서 나는 소리가 영 그의 마음을 거슬린다.

 

다시 일상적인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용우가 들렸던 루카란 카페에서 다시 마주친 남자 김용휘... 자신의 이름이 무척이나 촌스럽다며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에 용우는 반발심이 생긴다. 허나 그가 남긴 글을 보며 어느새 사라지고 혹시 하는 마음으로 루카를 찾게 된다.

 

'실내인간'은 처음에 박용우란 인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허나 용우가 알게 되는 김용휘란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실내인간은 용우의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단짝 친구 제롬의 김용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신분을 속인 문학 담당 기자라는 사람에 의해 방세옥이란 작가에 대한 의문스런 일들이 들어나기 시작하는데....  끔찍하게 죽는 개의 죽음, 아이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는 작가, 대형서점에 매일 출근하며 자신의 판매고에 집착하는 행동 등등 여러 가지 의문스런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모든 것은 다 사랑 때문이다. 잊으려 고해도 잊을 수 없고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는 사랑,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서 예전의 연인을 떠올리는 행동은 머리는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사랑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짧은 단락으로 되어 있는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각기 개성이 강한 세 명의 인물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진 책이다. 내용도 흥미롭고 스토리 진행도 좋아 막힘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인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저자 이석원씨가 '언니네 이발관'에 속한 가수라고 한다. 참으로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의 복잡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읽은 책으로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살짝 이기적인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지만 너무나 간절했기에 어긋나버린 현실.... 그럼에도 여전히 간절함을 놓지 못하는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보게 된다.

 

이석원씨의 책은 처음이다. 이전 작품 '보통의 존재' 역시 좋다는 평이 많아 조만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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