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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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에 또 다른 무언가의 세계가 존재할까?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여러 종교들을 통해서 죽음 후에 우리가 갈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실 아직은 죽음을 겪지 않았기에 건성으로 듣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사실 죽음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제7일'은 죽은 사람이 이승을 떠났지만 완전한 저승길에 오르기 전 7일간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주인공 양페이는 마흔한 살의 나이로 그는 출생부터 남다른 사람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던 엄마가 출산 징후를 느끼고 급히 화장실을 찾았다가 둥근 변기통으로 빠져버린 신생아.... 다행히 스물한 살의 젊은 선로 전환공이 그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우여곡절 끝에 양페이를 젊은 선로 전환공은 기르기로 마음을 먹는다. 짧은 연애를 한 양페이의 아버지는 한순간 자신의 행복을 꿈꾸기도 했지만 자꾸만 눈에 밟히는 양페이로 인해 포기하고 아들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사랑으로 양페이를 키우는 아버지... 어느 날 우연히 알게 된 친부모님과 형제들의 재회는 잠깐의 반가움이 지나자 그들의 생활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시끄러운 집을 떠나 양페이는 다시 아버지에게 돌아오게 된다.

 

퇴직 후 자신의 병을 알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가 사라진다. 아버지가 걱정되어 찾아다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전처 리칭의 죽음을 접하는 순간 불행한 사고 일어난다.

 

양페이는 먼저 죽은 사람들 속에 아버지가 있는지 찾아다닌다. 그 속에서 사랑하던 전처를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자신을 친자식처럼 도와준 아버지의 동료 부부, 어려운 생활상 여자 친구에게 진짜가 아닌 가짜 핸드폰을 선물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와 그런 그의 진심이 알고 싶은 여자, 여장을 하며 성매매를 한 것을 반성은커녕 당당한 남자와 이런 남자의 행동에 발끈해 한마디 던지는 경찰과의 악연이 불러 온 불행, 안타까운 아이들의 모습 등등... 그토록 찾아다니던 아버지를 죽으면 누구나 가는 빈의관... 화장터에서 재회하게 된다.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완전히 저승으로 가기 전에 내가 진정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잔하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다행히 죽음 뒤에 세계는 욕심이 없는 세상이다.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고통스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화해와 용서, 이기심이 배제된 세계라 저승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중국 작가의 책은 몇 편 읽었다. 위화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너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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