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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비망록
조부경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해가 지지 않는 나라란 말을 들은 영국 역사상 가장 전성기라고 일컬어지는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 '19세기 비망록'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인터넷 웹소설로 연재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조부경 작가님의 '19세기 비망록'은 프랑스 동화 작가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잔혹동화로 알려진 푸른 수염의 이야기는 대충 이러하다. 푸른 수염을 가진 남자가 있다. 그는 부자에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지만 그와 결혼한 여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의 옆집에 사는 아름다운 여성들도 그의 청혼을 받게 된다. 처음에 두려움을 호감으로 이끌어 내어 결혼을 해서 새 아내를 얻은 푸른 수염... 그는 여행을 떠나기 전 아내에게 열쇠를 맡기며 다른 방은 다 되지만 지하의 작은 방에는 절대 문을 열지 말라고 한다. 사람이란 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보지 말라고 한 지하의 작은 방... 푸른 수염의 아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방문을 열게 되고 이를 안 푸른 수염은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죽음 직전 아내의 형제들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벗어나게 된다.
오늘도 악몽을 꾸고 깨어나는 '릴리안' 스물세 살의 아름다운 여성인 그녀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양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거리감을 두고 대면대면하게 지내는 양어머니와 달리 사랑을 듬뿍 주었던 양아버지... 위독한 양아버지를 찾아 온 차가운 눈빛의 한 남자 레온딘 후작이 방문을 한다. 남자의 방문과 양아버지가 죽음... 장례식이 끝나고 릴리안의 오빠라고 말하는 레온딘 후작을 따라 브루크사이드의 대저택에 도착을 한다.
이제 오빠를 의지하고 살아가야 한다.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오빠 윌리엄을 믿고 따르는 마음과 달리 그를 대할 때마다 남모를 설렘이 생긴다. 오빠 윌리엄을 빼고 브루크사이드의 대저택에 있는 사람들 중 몇은 릴리안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여기에 잠긴 방에서 자꾸만 들려오는 낯선 여성의 절규... 자신의 귀에는 똑똑히 들리는 여인의 외침이 다른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니... 릴리안은 자꾸만 불안하기만 하다.
릴리안은 오빠 윌리엄이 레온딘 후작 가문에 입양되어 키워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온딘 가문의 후계자인 엘리엇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해서 윌리엄이 레온딘 가문을 이어받은 것이다. 오빠를 통해서 엘리엇과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듣게 되는데.... 불행한 사고는 사랑하는 감정과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발생한다.
평소에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에 로맨스까지 가미되어 있어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밌었다. 다만 처음에 잔혹 동화 푸른 수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스토리의 언제쯤 푸른 수염의 스토리를 따라갈까 내심 궁금증을 안고 읽었다. 끝부분에 나오는 부자가 혹시 푸른 수염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기도....
사랑하는 남녀의 마음이 진실과 오해, 소문과 광기에 휩싸이며 이별할 수밖에 없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릴리안은 물론이고 윌리암?, 엘리엇은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이야 산후우울증이 위험한 병으로 인식되어 있어 여러 가지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19세기였기에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마음이 아내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조부경 작가님의 작가의 말을 통해 책을 19세기 초 영국의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몇몇 이야기는 책에도 등장한다. 주인공 남녀의 감정 표현이 과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어 좋았다.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판타지 소설을 독자 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