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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ㅣ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가 나왔다. 스릴러 소설을 읽기 가장 좋은 계절인 여름까지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책이 나와 시리즈 소설을 읽는 재미를 톡톡히 누렸던 작품이다. 여기에 기존의 알고 있었던 북유럽 작가들과는 다른 느낌의 재미를 선사한 저자 몬스 칼렌토프트를 알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주인공 말린 포르스는 스웨덴의 린셔핑이란 소도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여형사로 사춘기 소녀 토베를 둔 싱글 맘이다. 그녀는 바로 전편에서 어긋난 전남편과의 관계와 딸을 위험에 빠트린 사건으로 더욱 술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완결편인 봄의 살인은 어느덧 시간이 한참 지나고 말린 역시 딸을 위해 술을 완전히 끊은 상태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광장에서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희생자는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형태로 죽음을 맞은 쌍둥이 여자 아이들과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소녀들의 엄마다. 마침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아빠를 찾았던 말린이 폭탄테러사건에 긴급 투입된다. CCTV이를 통해서 범인을 찾아내려하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이런 와중에 이 사건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은행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제해방전선이란 특정 단체가 나타난다.
말린과 그녀의 동료는 이전에 이와 비슷한 사건을 찾아본다. 이를 토대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시민운동가이며 동물애호가인 한 여성을 찾아간다. 그녀에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말린형사... 허나 얼마 후 그녀와 함께 동거하는 남자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며 그녀를 다시 찾게 된다.
사계절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은 자들의 목소리가 이번에도 담겨져 있다. 살해 된 쌍둥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통해 말린 형사를 사건의 진실을 보라고 끊임없이 얘기한다. 여기에 말린 형사가 가진 심적 불안 증세가 극에 달한다. 죽을 때까지 불편한 관계를 이어 온 엄마와 아빠에 대한 얘기, 사랑하는 딸이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상처, 사랑하지만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이어 온 두 남자와의 관계, 여기에 새로운 남자의 등장까지... 폭탄테러사건을 해결해야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그녀의 생각을 지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폭탄테러사건의 진실은 정말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나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들 때문이다.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 사랑과 이해로 자식을 키우기 보다는 냉혹하고 잔인한 인간만이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이로 인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자식들의 모습이 왜 이리 씁쓸한 기분을 들게 하는지...
폭탄테러사건과 말린 엄마의 죽음이란 두 축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이외에도 말린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이야기, 마약에 빠지고 매춘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고백, 등이 중간 중간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한다.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의 결말은 다행히 해피엔디이라고 볼 수 있다. 결코 다시 재결합 할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나 버린 말린과 얀네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여기에 엄마가 딸..말린과 남편에게 보인 반응의 이유를 유언장을 통해서 들어나면서 말린은 새로운 가족에게 손을 내밀며 용서를 구하려 한다.
스토리의 재미는 나쁘지 않은데 말린 형사의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다소 스토리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다는 생각은 든다. 형사도 사람이기에 충분히 실수하고 약할 수 있다. 실수하고 상처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말린과 그녀의 동료들의 모습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 책이다.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가 끝났지만 저자는 물, 불, 공기, 돌의 4대 원소를 주제로 말린 여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스릴러를 집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리즈도 살인의 사계절처럼 연이어서 출간이 될지 궁금하며 빨리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