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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평점 :
평소에 강한 장르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고 이런 작품을 내는 작가분들을 좋아한다. 허나 잔잔하고 섬세한 감성을 돋보이는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역시도 좋아한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읽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자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었다.
첫사랑은 첫사랑일때 아름답다고 한다. 어린시절 아무런 사심없이 순수하게 상대를 좋아하는 첫사랑.. 시간이 흘러 내가 그때 가졌던 마음이 첫사랑이란 것을 알게 되고 그런 마음을 알게 한 상대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질 때도 있다. 설령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도 추억의 한페이지로 남겨두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은 TV에서 익히 보았던 내용이고 또 주위에서 첫사랑을 만나 본 사람의 이야기이기도하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을 통해 사우스포인트가 지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의 두 주인공 테트라와 다마히코이란 인물은 저자의 초기 대표작으로 알려진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주인공 하치와 마오의 후속편으로 그들 자식의 사랑이야기다.
한밤중에 엄마와 자신에게 귀중한 것을 챙겨 야반도주를 하는 테트라는 자신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였던 다마히코에게 간단한 편지를 남긴다. 헌데 시간이 한참 흘러 퀼트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진 그녀는 첫사랑의 상대인 다마히코에게 남긴 편지 속 내용을 어느날 우연히 멜로디가 가미된 노래로 듣게 된다. 유치하지만 진실이 담겨진 자신의 글을 노래로 접하자 테트라는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진다. 그만큼 그녀는 첫사랑 다마히코가 그리웠던 것이다. 노래를 만든 사람에게 연락을 해 첫사랑을 만나고 싶다는 글을 남기게 된다. 테트라는 노래를 부른 남자로부터 자신의 형이 다마히코라며 죽은 형의 인생에 대한 퀼트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다마히코를 위해 하와이에 간 테트라는 그의 어머니와 다시 재회하게 되고 그녀의 사랑이야기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사연을 듣게 된다.
이른 시간 다마히코의 동생과 같이 보게 된 사우스포인트로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테트라... 다마히코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조금은 억지스런 설정이란 느낌을 받았지만 첫사랑이기에 용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밋밋하고 평범하게 흘러간다. 다만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의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남다르다는 것이 재미라면 재미랄까.... 솔직히 이전에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보다는 재미가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테트라에게 있어 운명의 상대는 첫사랑인 다마히코다. 다마히코에게는 테트라였겠지만...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틋함은 떨어져 있는 시간을 한순간에 메우고도 남는다.
야반도주나 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남자친구로 인한 위험한 상황, 사랑하지만 거리가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멀어진다는 것처럼 갈수록 소원해지고 결국 연락도 끊기는 상황.. 소소한 극적 상황들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작은 재미를 주었고 스토리도 부담없이 술술 잘 읽힌다.
다시 만난 두 연인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테트라와 다마히코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다음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첫사랑과의 재회를 다룬 이야기가 TV에서 흔히 보던 통속적인 이야기를 벗어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