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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 상 ㅣ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누구나 가슴속에 작은 비밀 하나쯤은 가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역시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거 아니지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가슴속에 비밀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한다고 그 고통, 아픔이 해소가 될까? 텐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는 오랜 시간 가슴속 깊은 속에 꾹꾹 눌러두었던 진실이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 세아이가 재회를 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영원의 아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쓸쓸하고 무겁고 우울하지만 재밌다. 아직 어리고 미숙한 상태의 아이를 대상으로한 범죄는 아주 큰 형벌을 내려야 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대상이 모르는 남은 물론이고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일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사랑하고 보호해주며 아껴주어야 할 어린이에게 추악한 욕망을 들어내는 사람은 더 큰 벌을 주고 싶을 정도다.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세 명의 아이들은 한때 정신병원에서 잠시 있을 수 밖에 없는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능력있는 변호사로 탄탄대로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쇼이치로(자라프)는 한순간도 잊은적 없었던 친구 유키의 동생.. 사토시를 결국 스카우트 한다. 유키는 병원에서 노인병동을 맡고 있는 간호사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인분들의 병세를 걱정하며 일 속에 파묻혀 지낸다. 그녀는 모든것이 자신의 탓이라는 생각으로 조용히 살고 싶었지만 남동생이 어느순간 누나의 병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다시 예전 친구들과 재회하게 된다. 또 한명의 친구 료헤이(모울)은 형사로 근무하고 있다. 다른 범죄자들보다 아동을 대상으로한 범인을 쫓던 과정에서 피해 아동에 대한 모습에 화가나 그만 형사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 하게 된다. 그로인해 그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런 그의 모습에 동료 경찰은.....
서로가 서로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고통스런 아픈 상처의 비밀을 들추어내고 싶지 않았기에 서로를 외면하고 살고 싶었던 유키, 쇼이치로, 료헤이... 허나 멀어지고 싶어하는 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자꾸만 서로를 찾는다. 다시 재회를 하면서 그들이 17년전 있었던 비밀이 서서히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의 그들을 직간접인 살인사건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둘러싼 주변은 위태롭게 변해간다.
결코 빠른 템포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주는 재미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아동학대나 아동성폭행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서 자주 접하는 일이 되었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사건 해결도 중요하지만 커다란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아픔을 온전히 치료해주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마음 속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가족사냥과 함께 영원의 아이를 언제 구입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전에 구입해 놓았는데도 이제서야 들쳐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원의 아이 (하)권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