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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평점 :
웃기면서 슬픈 사진관은 어떤 사진관일까? 아진 브라흐마의 '슬프고 웃긴 사진관'은 제목이 주는 느낌이 무척이나 좋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내가 예상했던 사진관의 모습이 아니고 우리의 인생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부딪히고 고민하게 되는 것들이 담겨 있다. 저자를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해 조용하지만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격려를 보내주는 것이 느껴지는 책이다.
이름만 대면 알고 있는 불교계의 고승들은 몇 분 계시다. 이미 그 분들의 책을 읽어본 적도 있는데 '슬프고 웃긴 사진관'의 저자 아잔 브라흐마란 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름있는 고승하면 자연스럽게 불교국가의 고승들을 떠올리게 된다. 헌데 저자가 파란 눈을 가지신 명상 스님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분이시라는 것도 놀라웠고 전세계에 불교와 명상을 널리 알리시고 호주 불교의 개척자란 것도...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을 통해 삶의 위안과 평화를 찾게 되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 읽기 시작한 책은 조금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 내용이 너무나 쉽고 편안해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지만 여운의 묵지함은 오래도록 남는다.
몇몇 이야기들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저자는 여행가방을 과거에 비유한다. 과거의 기억들을 가지고 다니는 여행가방은 물론이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마음도 내려놓고 명상을 통해 마음의 자유로움을 느끼라고 한다. 어떻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는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암을 비유한 것을 읽으며 암이 고통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돌아아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기상청에 날씨를 바꿔달라는 항의 전화를 한 남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동성애의 이야기는 지금은 어느정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시점에서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만의 유쾌한 유머가 느껴지기도 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것들에 중독된 시대에 살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 본 기억이 있는데 요즘사람들은 핸드폰 중독이라고 한다. 나도 어느정도 핸드폰에 중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도 마음에는 독이라고 한다. 이러한 독을 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금단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다양한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상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명상을 하는 곳에 다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있었다. 슬프고 웃긴 사진관을 읽으며 명상을 마음 내려놓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삶의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을 많이 한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되는 말이지만 살다보면 크고작은 문제들에 봉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삶이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진다. 나의 경우만 보아도 성격상 고민거리를 다른 사람과 잘 나누지 못한다. 혼자서 끙끙거리며 속앓이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런 경우에 한번씩 가슴속에 쌓여 있는 것이 밖으로 표출하지 못해 몸도 마음도 힘들때가 있다.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은 알고보면 나의 문제점이 대부분이다.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어느정도 문제점이 해결이 된다. 어쩌지 못하는 것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은 해결점을 찾는게 현명하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삶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인식하게 된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