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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블론드 데드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서지희 옮김 / 예문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없었다면 우리는 '백설공주의 죽음을'의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충격적인 경험과 부딪친 인간은 그것을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바로 며칠전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많은 승객을 태우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추락한 비행기 사고는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많은 부상자를 낳았다. 다행히 부상없이 무사히 폭발하기 직전에 탈출한 승객이라도 보이는 상처는 없더라도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사고의 충격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에 일어난 비행기 사고 뿐만아니라 터널붕괴,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고에 대한 정신과 치료는 받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부모는 너무 큰 착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식이 어리기에 모르거나 다 잊을거란 생각을... '영 블론드 데드'는 다섯살의 소년이 느끼는 공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안타까운 소설이다. 안드레아스 프란츠는 이 작품으로 데뷔를 했고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율리아 뒤랑이란 매력적인 여경찰을 주인공으로 그녀의 시리즈가 이어지게 한 첫번째 이야기이고 작년에 저자가 중간에 세상을 떠나면서 다른 사람이 나머지 내용을 집필한 '신데렐라 카니발'에 살짝 아쉬운 느낌을 받았기에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금발머리에 아름다운 십대 소녀들이 연이어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를 당한다. 이 사건 해결을 위해 뮌헨에서 근무하는 율리아가 프랑크푸르트 경찰청으로 발령을 받고 사건을 해결을 위해 투입된다. 누가, 왜, 어린 금발머리 소녀들만을 죽어야했으며, 소녀를 죽이는 순간에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살인마는 과연 누구인지... 초반부에 소녀들의 죽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나기도 했다.
율리아는 죽은 소녀들에 대한 연관성을 찾아 살인범을 밝혀내려고 한다. 사건의 열쇠가 되어줄거란 생각에 몰래 참석한 파티... 율리아는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지도 못하고 독한 술에 그만 기절하고 마는데...
사회적으로 신임을 얻고 사는 사람들의 가려진 모습들이 서서히 들어나면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다. 이 와중에 처음에 잠깐 이 사람이 혹시 범인이 아닐까?하는 인물이 있었지만 그 역시 또 다른 희생자일뿐이다. 솔직히 처음에 어린 소년이 갖게 된 트라우마로 인해서 살인이 일어났을거란 짐작은 어렵지 않게 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가 누구인지... 의심되는 인물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아픈 딸과 밖으로만 도는 아내, 자신이 믿고 따르던 상사의 예상치 못한 결정에 슬픈과 절망을 느끼는 남자는 물론이고 율리아와 베르거 반장의 가정사가 연쇄살인 사건과는 다른 축을 이루며 스토리에 재미를 더해준다.
스토리도 술술 잘 읽히고 재미도 있다. 아쉬움이라면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전혀 예상치 못하고 만나는 극적인 반전이 있었으면 훨씬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지만 저자의 데뷔작에 이 정도의 재미와 흡입력을 가진다면 다음 작품은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율리아 뒤랑 시리즈의 시작이고 율리아란 인물이 매력적이기에 다음 이야기는 어떨지 다음편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