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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2 - 결의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평점 :
이보다 멋진 제목이 또 있을까? 싶다. 솔로몬의 위증... 솔로몬하면 이스라엘의 지혜의 왕으로 꼽히고 있다. 누구나 들어봤을 솔로몬 왕 앞에 나선 두명의 매춘부가 한 아이를 두고 자신들의 아이라고 주장한 이야기.... 여기에 거짓을 말하거나 거짓된 증거를 제시하는 위증.. 아이들이 죽은 친구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 가는 교내재판을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진실을 넘어서 피해자, 가해자의 마음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까지 들여다 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1권의 마지막에 후지노 로코가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인식하면서 끝이난다. 2권은 이런 마음을 먹은 로코가 여름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전교생이 다 모여 졸업작품을 만드는 의논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의문을 품었고 여러가지 사건을 만든 발단이 된 가시와기 도쿠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자는 의견을 내놓게 된다. 이 일로 인해 선생님에게 예기치 못하게 폭력을 당하게 되고 그로인해 교내재판을 할 기회가 생기게 된다.
로코는 도쿠야의 죽음에 대한 의혹과 억측, 조작된 편지의 최대 피해자인 오이데 슌지의 변호인을 맡으려는 처음 의도와 달리 검사를 맡게 된다. 피해자 슌지의 변호인은 다른 학교 학생이며 도쿠야와 초등학교와 학원을 같이 다녀 안면이 있있던 명문사립 학교 재학생인 간바라 가즈히코다. 간바라를 도와줄 조수로 겐이치가 자청한다.
어른들의 재판을 모방했지만 죽은 친구에 대한 진실은 물론이고 그들이 의문점을 가졌던 것들에 대한 진실을 교내재판에서 제대로 밝혀내고자 로코와 간바라, 겐이치의 노력은 서서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격대로 처음에 욱하던 것과는 달리 피해자 슌지 역시 교내재판에서 자신의 무죄가 인정 받기를 원하게 된다. 로코 역시 조작된 편지를 보낸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에 대한 의심을 넘어 믿음을 갖게 되면서 2권은 끝이 난다.
가정이란 특수한 공간...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지만 남보다 못할때도 있다. 남이 보는 것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 느끼는 서로 다른 시선과 감정... 말썽쟁이이며 가해자로 알려져 피해자로 교내재판에 서기로 한 슌지의 가정에 얽힌 사연들이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축으로 나타난다.
오랜 시간을 공을 들인 미미여사의 수고가 책을 읽는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권당 650페이지가 넘어서는 분량이지만 책 속에 빠져 읽다보면 어느새 끝장에 다다를 만큼 재미를 갖추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을 찾아 나름의 가설을 세운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가설에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되고 특정 인물들에 대해서는 좋은 인상과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섵부른 판단이 제 2의 혹은 제 3의 피해자를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니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런 오류를 경험하다 나중에서야 아니구나 하는 반전과 만나게 된다. 솔로몬의 위증 3부에서는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증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