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한 소년이 죽음이 학교를 넘어 일본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솔로몬의 위증' 미미여사가 들려주는 심리묘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자연스럽게 집단따돌림 등의 학교 폭력을 걱정하게 된다. 학교폭력, 가정에서의 문제가 원인이 되어 10대 청소년들이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망, 시기심, 질투 등의 악의는 다양한 작가의 책을 통해 이미 만나봤다. 책을 통해 나역시도 순수하기만 할 시기의 아이들이 저토록 마음속 깊은 악의를 품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종종 있었다. 솔로몬의 위증 역시 자살이 어느순간 학교폭력이 원인이라는 식으로 변질되어 버린 한 소년의 죽음을 둘러싼 심리 미스터리소설을 통해 학교란 공간이 가진 특수성을 아주 잘 묘사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쿄 시내의 한 중학교의 2학년생이 차가운 눈속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죽은 소년 가시와기 다쿠야는 같은반 아이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소년이다. 어릴적부터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학교를 자주 쉬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소년... 부모님의 이야기와 학교에서의 생활과 선생님들의 의견, 경찰들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다쿠야의 죽음은 자살로 결론이 나는데.... 허나 타인에 대한  질투와 복수심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한 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계기가 되어 다쿠야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누군가에 의한 타살이라는 편지가 배달되면서 조용했던 사람들의 마음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통해 나의 행복을 바라본다는 말이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은 친구지만 때론 질투심이나 부러움이 생기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놀리는 친구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사춘기의 한창 예민한 소녀에게는 있을법한 감정이다. 허나 이런 마음이 들더라도 놀린 학생이나 이쁘고 똑똑한 친구에 대한 복수심을 들어내지는 않는다. 또한 자신을 떠나려는 남편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분노를 젊고 능력있는 누군가에게 대신 퍼붓고 싶은 마음은 어떤 심정일지.... 나도 여자이고 사람이지만 사람들의 감정에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교장선생님과 아버지를 강력계 형사로 둔 후지노 료코, 그리고 담임 선생님에게 배달된 편지... 이 편지에 대한 방송국 투고로 인해 다쿠야의 사건은 자살이 아닌 타살을 염두해 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고... 이로인해 한 소녀는 억울한 죽음을 맞이 한다.

죽은 소년 다쿠야에 대한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이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으로 자리잡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토리의 전개가 살짝 지루하게 전개되는 면이 조금 있다. 1권이 한 소년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스토리가 전개되어 있다면 2권부터는 후지노 료코를 중심으로한 학생들이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스토리가 전개될거란 예상을 1권의 마지막을 통해 짐작하게 된다.

스토리의 소재나 구성도 독특하고 미미여사가 오랜 시간을 들여 공들인 작품이란걸 새삼 느끼게 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학창시절에 슬프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2권을 빨리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