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개 달린 어둠 - 메르카토르 아유 최후의 사건
마야 유타카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찾아서 읽어야 할 작가 한 분이 나타났다. 마야 유타카... 일본의 이름있는 상을 수상한 작품 '애꾸눈 소녀'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알려진 작가다. 이미 주변분들을 통해 애꾸눈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궁금해 하고 있다가 애꾸눈 소녀보다 작가의 데뷔작인 '날개 달린 어둠'을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에 대한 평가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데뷔작이란 생각이 했다.
이야기의 화자는 셜록홈즈를 도와주는 왓슨 박사 역활을 하는 탐정 기사라즈와 함께 중세 유럽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창아성'을 방문하는 고즈키란 인물이다. 그의 눈을 통해서 탐정 기사라즈란 인물이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순전히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요소가 있어야만 사건 의뢰를 맡는 천재 탐정로 비쳐진다. 기사라즈에게 청야성에 살고 있는 이마카가미家의 사람 중 한 명이 보낸 방문편지와 협박 내용이 담겨진 두 통이 동시에 전달이 되면서 고즈키와 기사라즈 탐정은 청야성을 찾게 되고 그들의 방문 시기와 겹쳐져 일어나는 두 건의 살인사건... 탐정 기사라즈에게 편지를 보낸 남자와 그의 아들이 누군가에 의해 죽는다. 시체에서 목이 사라지고 발이 잘려진 상태의 의문스런 살인사건... 여기에 폐쇄적이고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마카가미 사람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모습은 묘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의 진실을 알아차린 기사라즈 탐정은 살인사건의 진실의 문에 다가서는데... 이 일은 오히려 기사라즈 탐정에게 커다란 상처만 남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기사라즈 탐정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또 다른 명탐정 메르카토르란 인물이 등장하고 그에 의해 밝혀지는 살인사건의 진상은....
처음부터 기사라즈와 메르카토르.. 두 명의 탐정의 대결구도는 없다. 기사라즈 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상당부분 진행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메르카토르 탐정이 등장하지만 그 역시도 짧은 등장만 남기고 사라진다. 조연도 아주 가벼운 역활의 조연같아 보이지만 그역시 청야성과 깊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명탐정들이 보여주는 엉뚱하고 황당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가사라즈란 인물의 묘한 매력이나 왓슨 박사처럼 셜록 홈즈를 도와주어야 할 고즈키는 오히려 한발자욱 떨어져 사건을 바라보는 모습이 기존의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사건이 마무리 지은 상태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예상했던 반전을 뛰어넘기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분명 중간중간 살며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힌트를 보여주지만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완벽한 밀실상태나 기존의 만났던 캐릭터와 다른 주연급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에게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긴다.
아직 못 읽은 이미 나와있는 애꾸눈 소녀와 귀족탐정도 궁금하지만 저자의 다른 작품들 역시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