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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1 - 부익부 빈익빈 ㅣ 뱅크 1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돈에 의한 힘의 지배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김탁환의 새로운 책 '뱅크'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에서 이미 보여주듯 '뱅크'는 돈에 대한 이야기다. 당시에는 자본주의란 것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자체도 미미했던 시절에 자본주의란 경제체제 속에 던져진 핵심적인 세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돈의 흐름과 그에 대한 인간의 무서운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다.
세 명의 주인공 장철호, 박진태, 최인향은 9살의 나이를 너무나 다르게 보내고 있다. 장철호는 아버지가 영향력이 있는 행수였기에 아버지를 보면서 스스로 공부도 하지만 장사꾼의 자세와 장사란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박진태는 남다른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기에 그가 가진 독기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아버지 나름 노력을 기울이지만 가지고 태어난 운명은 어쩔 수 없다고 진태는 자신의 운명이 이끄는대로 마음속에 독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로 커 간다. 철호와 진태 두 사람에게 연모의 정을 갖게 하는 최인향은 당시 여자들이 살아가는 운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여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장철호와 그의 여동생 현주다. 한 사람의 섣부른 행동이 어린 진태의 가슴에 독을 품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진태 역시 어리기에 잘못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진태는 장터에서 철호와 인향과 우연히 마주치고 철호의 집에서 보게 된 상황만으로 오해를 갖게 된다. 복수를 위해 진태는 그만 철호의 집에 불을 지르고 만다. 이로인해 인향의 목숨이 위험에 상황에 빠지게 되고 철호는 인향을 구하기 위해....
어린 시절의 세 명의 인물이 급변화는 상황을 알려주었다면 세월이 한참 지난 후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목적을 위해 서상진 행수의 밑에서 일하는 진태 앞에 철호가 나타나고 철호의 등장과 함께 곧이어 인향 역시 등장한다. 진태와 철호는 새로운 책임자를 결정 짓는 위치에 놓이게 되고 이런 와중에 철호의 여동생은 여자로서의 수모를 참으며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오빠와 극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인향이 또 한번 위험에 빠지자 그녀의 아버지는 철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딜을 제시하는데....
19세기말의 선진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과 프랑스, 러시아, 미국, 영국 등을 비롯한 세계열강들의 영향으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 인천을 중심으로 한 상인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저마다 먼저 패권을 쥐기 위해 벌이는 암투와 거짓, 속임수 등이 남무하는 시대.... 그 속에서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세 인물이 서로에게 가진 마음과 운명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는데 이들에게도 이것이 통했는지 궁금해진다.
지난 역사를 보면서 만약에란 말로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개항과 개방을 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지나간 역사를 이런 식으로 뒤돌아 보는 것이 분명 쓰잘데기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제의 지배하에 서서히 빠져 들어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번씩 떠올려 보게 된다.
아직 '뱅크 1' 밖에 읽지 못했지만 빠른 스토리 전개와 재미에 순식간에 읽었다. 2권에서는 철호의 운명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하기에 서둘러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