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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두 개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정해연 지음 / 사막여우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누구나 가슴속에 악의를 품고 살아간다.
이제껏 나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을 악의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다. 그저 조금 이기적인 욕심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않았다. 허나 책 속에 나온 문장을 보면서 나의 가슴 밑바닥에 내재되어 있었던 '악의'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누구나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감정... 남보다 내가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남이 잘못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런 감정이 나의 마음에도 존재하기에 우리는 모두 악의를 가슴에 묻고서 살아가고 있다.
'더블 : 두 개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의 작가 정해연씨는 생소하다. 요즘들어 우리나라 추리, 미스터리 작가분들의 작품을 읽어도 예전과 달리 소름이 오싹 돋우며 책속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런 작품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책표지의 문구나 두 명의 인물이 나타내는 강한 느낌은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솔직히 책의 처음 시작부터 살인을 저지르는 형사의 심리를 볼 때 영낙없는 사이코패스처럼 느껴졌다. 다른 남자의 여자.. 유부녀를 자신이 소유하고 만족시킨다는 자체에 쾌감을 느끼며 생활하던 현도진이란 강력계 형사... 그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내연녀가 남편과의 이혼 운운하는 모습이 보기 싫다. 10년 만에 휴가를 얻어 내연녀와의 이별 여행으로 관계를 깨끗히 정리하고 싶었던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데다 내연녀의 남편으로인해 자신이 쌓아 놓은 모든것이 한순간에 무너질까봐 무참히 살해를 하고 만다. 살해를 통해서 남다른 쾌감을 느끼는 도진은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까봐 태연히 경찰서에 출근을 한다. 평소부터 도진은 맞지 않았던 상사인 장팀장에게 겨우 자신이 원했던 휴가를 얻어 죽은 내연녀와 떠나려던 장소인 방갈로 가려는데 시작부터 영 꼬이고 만다. 자동차가 고장을 일으켜 할 수 없이 후배의 차를 빌리려다 사정이 여의치않아 경찰서 소속의 관용차를 차를 타고서 방갈로에 도착해 모처럼의 휴식을 취한다. 도진은 다음날 아침 밤새 비릿한 냄새의 정체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뜻밖의 한구의 시체.... 자신의 서투른 살인과는 다른 예술가의 솜씨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할 살인을 보면서 도진은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기 전에 시체를 토막내어 직접 처리하고자 한다. 만일을 대비해 죽은 사람은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살해를 당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방갈로 관리자를 반협박해 자신보다 먼저 방갈로에 묵었던 인물을 알아내는데....
도진이 휴가를 간 사이에 강력계는 비상이 걸린다. 정치권 실세의 실종신고가 접수 된 것이다. 평소와 달리 혼자서 운전하고 사라진 정치인... 그는 누구를 만나고 왜 사라졌는지.. 장팀장은 휴가중에 있는 현도진 형사를 불러들이는데.....
살인을 저지른 강력계 형사 현도진은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시체를 훼손하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데 이 일은 그를 더 큰 위험으로 몰아 넣는 결과를 초래한다. 살인자이지만 범인을 잡아야 하는 형사인 도진은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현도진이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강한 살인 본능의 악의는 알고보면...
책 속에는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가슴속에 내재되어 있는 악의를 담고 있는 마음에 대해 불편한 모습을 여지없이 들어내 보인다. 현도진이란 매력적이고 능력있는 인물이지만 살인 본능이 몸 안에 강하게 존재하는 그와 이른봐 무늬만 부부로 살아가는 장팀장의 감추고 있는 진실, 여기에 조직사회생활을 통해서 진실보다는 그 이면에 속해 있는 추악함에 서서히 물들어 가는 선우신이란 인물을 통해서 정직하고 올바르게 사는 것보다는 손쉽게 얻어지는 이득을 취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행동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살인범으로 몰린 현도진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는 인물에게 그를 옥죄어 만들어 놓은 덫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나머지 판단은 온전히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저자는 맡겨 버린다. 막장 아침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불륜이나 남보다 빠른 승진과 인정받기를 위한 몸부림은 누구나 깊이의 차이가 있지만 어느정도가지고 있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더블 : 두 개의 시체,두 명의 살인자'는 어느정도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지만 재밌다. 저자가 이전에는 로맨소 소설을 여러 권 쓴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로맨스 소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고 다음 작품은 어떤 장르의 작품이 나올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