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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고전 심리스릴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책 '레베카'
70년간 단 한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미스터리 소설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레베카' 솔직히 저자의 이름을 보고서 전혀 생각나는 작품이 없었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며 서스펜스의 여왕이란 칭호까지 들었다는 작가인데 왜 몰랐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 이제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예전보다는 자신의 삶과 일을 사랑하는 주체적인 여성들이 많아져서 예전처럼 남자만 바라보고 남자에 의해 좌지우지 하는 삶을 살아가는 여자들이 줄어 든 것은 사실이다. 허나 아직도 TV 드라마에서 무수히 나오는 능력있고 근사한 남자가 별 볼일 없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공상같은 로망을 간직한 여성들이 있다. 신데렐라의 신분상승을 욕하면서 부러워하는 묘한 심리.... '레베카'의 여주인공인 '나'란 인물은 이런 로망을 꿈꾸지는 않았다. 허나 우연히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부자인 남자를 만나고 그가 보여주는 친절에 빠져 사랑을 느끼면서 한순간의 신분상승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세상에 아름다운 저택으로 알려진 '맨덜리 저택'의 주인인 맥시밀리언 드 원터로 세상을 떠난 전부인을 잊지 못하며 슬픔에 빠져 지내는 남자로 알려져 있다.
나란 이물은 가족이 없는 혼자 남겨진 아직은 세상에 때묻지 않은 어린 아가씨다. 그녀의 직업은 부자인 반 호퍼 부인의 말동무겸 친구로 곁에서 보살펴 주는 댓가로 돈을 받는다. 댄버스 부인과의 여행중 식당에서 옆테이블에 앉은 맥시밀리언 드 원터를 만나게 된다. 반 호퍼 부인이 감기에 걸리면서 나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드 윈터씨의 친절을 받게 된다. 그 친절에 나란 인물은 서서히 녹아들게 되고 드디어 사랑이란 감정으로 발전한다.
스토리의 진짜 시작은 두 사람이 결혼을 하여 맨덜스 저택에 도착하면서부터다. 자신이 살아 온 삶이 아직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나는 맨덜스 저택의 생활이 낯설고 서툴기만하다. 스스로 끊임없이 남편은 물론이고 맨덜스 저택에 있는 사람들이 안주인인 자신을 어떻게 보고 느끼느냐에 온 신경이 가 있다. 집사 역활을 하는 댄버스 부인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은 나를 항상 긴장시킨다.
집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레바카란 여인의 흔적과 우연히 마주친 순수하지만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벤이란 청년까지... 모두들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레베카란 여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자가 맨덜스 저택에서 하는 생애 첫 파티이자 마지막 파티에서 입고 갈 옷이 그만... 차선책으로 선택한 그녀의 드레스는....
화자인 '나'란 인물의 이름은 안나온다. 왜 그럴까? 드 원터씨를 처음 만나고 다시 마주친 후 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분명 나란 인물의 이름이 사랑스럽고 특별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름을 밝히지는 않는다. 아마도 맨덜리 저택의 전여주인인 레베카란 인물이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 극대화 시키는 효과를 위해서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놓았고 그것을 읽는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나이차이와 신분에서 오는 불안감에 완벽한 전부인에 비해 상대적 초라함을 느끼는 나... 나를 더욱 궁지로 모는 댄버스 부인으로 인해 그녀의 남은 선택은 별로 없다. 뜻밖의 진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들어나는데....
기억은 정확히 안나지만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버스광고에 붙은 '레베카'란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옥주현 주연의 뮤지컬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나름 문화생활을 즐겼던 적도 있었고 공연이나 영화, 연극을 일년에 서너번은 보는 편이라 관심이 있는 분야인데도 무심히 지나쳤는데 책을 읽고나니 '레베카'란 뮤지컬이 보고 싶어졌다.
얼마전부터 고전을 다시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레베카'를 읽다보니 고전 미스터리 작품들을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스릴러 영화의 거장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 서너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릴적에 TV이를 통해서 본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을 접했을때 느꼈던 짜릿한 공포를 책을 통해서도 만나기를 바라며 고전 미스터리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