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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세 가지 실수
체탄 바갓 지음, 강주헌 옮김 / 북스퀘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기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하는 많은 실수 중에서 인생을 놓고 돌이켜 볼 때 괜찮다 싶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정말 해서는 안되는 실수를 한 경우에는 시간을 되돌려 돌아가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영화의 중심지인 '할리우드'가 있다면 인도는 뭄바이와 미국의 할리우드를 합친 합성어 '발리우드'라는 이름으로 불어질 만큼 영화시장이 엄청나다고 한다. 난 인도 자체내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어 우리나라에도 상영이 된 '세 얼간이'를 통해서 인도 영화를 처음 접했었다. 이미 책을 통해 읽었기에 어느정도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인도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웃음코드가 낯설면서도 재밌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이 영화의 원작자였던 체탄 바갓의 신작소설 '내 인생의 세가지 실수' 역시 인도 사회만이 가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와 다른 그들만의 문화가 여전히 낯설지만 전세계 사람이면 누구나 인생에서 실수를 안하고 살 수 없기에 실수에 대한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체탄씨에게 어느날 누구인지 모르는 한 통의 메일을 받게 된다. 최후통첩이란 이메일 제목처럼 메일을 보낸 사람은 자신이 인생에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실수 세가지를 했다며 죽기위해 수면제를 먹고 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가장 친구에게 3년이나 외면 당하는 사연은 적지 않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소설가 체탄씨는 보낸 사람의 메일주소를 가지고 자신의 지인인 교수를 통해서 편지를 보낸 남자의 위치를 알게 된다. 편지 속 남자는 자살을 기도해 인도 서부에 위치한 구자라트주(州)에 있는 도시, 아메다바드 시립병원에 입원중인 '고빈드 파텔'이다. 고빈드를 만나 그가 왜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듣게 되는데....
고빈드에게는 둘도 없이 친한 친구 두명이 있다. 예전에 크리켓 선수생활을 했던 이샨과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은 착한 친구 오미, 그리고 자살을 기도하며 수학과 사업적인 면에 남달리 재능을 보이는 고빈드... 고빈드는 이샨과 오미에게 크로켓 상점을 열자는 제의를 하게 된다. 군사학교를 중퇴하고 무의도식하며 지내는 이샨과 승려가 되고 싶지 않은 오미, 여기에 공과대학 시험을 앞두고 있는 고빈드까지 세사람은 오미의 삼촌이 가지고 있는 신전의 빈상점에 인도 대표팀 크로켓 숍을 열자는 제안을 하고 뜻을 함께 한다.
크로켓 숍은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어 나가고 이샨은 자신이 좋아하는 크로켓에 재능을 보이는 소년을 발견해 그를 가르치고 싶어한다. 여기에 이샨의 여동생이 의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수학 공부를 고빈드가 가르치게 되는데.....
세 친구들이 사는 아메다바드는 이슬람교와 힘두교가 치열한 정치경쟁을 벌이는 곳이라고 한다. 세친구들이 쓰고 잇는 인도 대표팀 크로켓 숍의 주인인 오미 삼촌 역시 힌두교 정치권자다. 삼촌의 일에 어느정도 도움을 주기로 하고 시작했기에 크로켓을 잘하는 소년 알리의 부모님이 이슬람교라 다소 충돌은 예상된다. 허나 뜻밖의 재앙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되는데......
세 친구들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그들이 놓인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로인해 고빈드가 자살까지 결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이 안타까우며 마지막까지 친구와 화해하고 싶었지만 외면당한 것이 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안겨 주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타임 매거진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저자 체탄 바갓의 인지도가 높은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가 쓰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세명의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인데 다음 편에는 어떤 세 친구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우리와 다른 인도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와 문화차이를 앞으로 다른 책들을 통해서도 좀 더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와 문화는 다르지만 우리 자신 역시 지금 이 순간도 선택의 기로에 서서 살고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의 선택으로 엇갈리는 삶... 책으로 만났으니 조만간 이 책 역시도 영화로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크로켓이란 인도의 대표적 국민 스포츠에 대해서 생소했는데 영화로 나온다면 즐기면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