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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타임머신
김용철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 과거나 미래로 돌아가고 싶어 타임머신을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인생을 생각해 볼 때 돌이키고 싶은 선택이 있고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간다면 나의 미래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로또나 연금복권의 지난 당첨금 번호를 알아서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평범한 나같은 경우도 이런 꿈을 꾸는데 갈수록 힘들어지며 몇 년째 고시 공부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두말할 필요없이 밝은 미래보다 암울한 현실이 먼저 다가올거란 생각이 든다.
'느닷없이 타임머신'은 고시원에 모여 사는 다섯명의 고시생 성훈, 상태, 동미, 은철, 혁제... 각자의 사정은 다르지만 고시공부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 앞에 어느날 동료 성훈에게 택배 한 상자가 배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헌데 택배를 보낸 사람도 성훈이고 글씨체도 성훈인데 정작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주변 사람들을 의심한다. 32년 후의 자신이 현재의 성훈에게 10년 후 미래로 가서 시간여행으로 발생한 잘못된 나비효과를 막아달라는... 생각할수록 황당하고 어이없는 내용이라 성훈과 고시원 동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사건이 발생한다. 누구의 장난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갔던 성훈에게 온 택배 속 물건인 타임머신 핸드폰이 사라진 것이다. 이때부터 다섯명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차례대로 소개가 되면서 그들 나름대로 타임머신 핸드폰이 필요한 사연이 전개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타임머신 핸드폰을 찾기위한 두뇌싸움이 시작되는데.....
예상치 못한 속 깊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좋았지만 다섯명 인물이 가지고 있는 꿈과 희망, 현재의 삶에 대한 그들의 모습이 현실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이야기와 비슷하기에 충분히 공감하고 읽을 수 있다. 미래가 불투명 한 것은 고시생뿐은 아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도피성이든 마지막 희망이든 이것마저 놓아버리면 자신을 위해 희생해 온 가족, 연인들에게 미안하다고 느끼는 감정은 이해할 수 있다.
단 한 명의 여성이면서 학창시절 짱으로 군림한 오빠들을 둔 덕분에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동미란 캐릭터가 귀엽게 느껴졌다. 친구의 도움으로 꼴찌에서 탈피해서 고시공부까지 할 정도로 나름 똑똑하고 예쁜 동미.. 그녀가 과연 고시에 합격을 할 수 있을지 뒷얘기도 궁금하고 택배의 주인 성훈과의 로맨스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살짝 들기도 했다. 성훈 역시 요즘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빵빵한 집 자식이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파리로 떠날 정도로 꿈에 대한 열정도 좋았지만 아닌것을 알게 되면서 과감히 그만두는 용기를 갖추고 있어 멋지다.
미래나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에 대한 책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느닷없이 타임머신' 역시 핸드폰이 타임머신이란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으며 이기적인 욕심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더 좋게 느껴졌다. 김용철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첫 느낌이 좋았기에 그의 다음 작품 역시 기대하게 된다. '느닷없이 타임머신'처럼 헛된 공상이지만 나에게도 어느날 갑자기 타임머신이 배달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아닌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