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살인 게임 2.0

밀실살인게임 2.0 ㅣ 밀실살인게임 2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완벽해 보이는 트릭의 숨은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는 많이 접했다. 밀실사건을 담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탐정이나 경찰이 사건 해결을 위해서 보여주는 극히 상식적인 범위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였다. 허나 우타노 쇼고의 '밀실 살인 게임 2.0.은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모르는 타인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밀실처럼 꾸민 다음 진실을 밝혀내는 그야말로 살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을 다룬 이야기다. 

솔직히 읽는동안 기분 좋지는 않았다. 사람의 목숨을 단지 컴퓨터 게임을 하듯 장난스럽게 여긴다는 것부터가 많이 불편했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개성에 나도 모르게 빠져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이라 당혹스러우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내내 궁금한 모순된 감정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경찰관의 실수로 순식간에 컴퓨터에 있던 사건 기록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건을 접하게 된 밀실살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범인으로 지목된 사카모토 스미토란 인물이 만들어낸 밀실의 진실을 밝혀내려 한다. 사카모토는 단지 게임으로 사람을 죽였다며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하는데 그가 내뱉은 의문의 숫자들은 이들에게 있어 사건속에 담겨진 트릭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숫자란걸 인식하고 숫자가 갖고 있는 암호를 풀기위해 머리를 굴리지만 쉽지가 않다. 이들 모임의 사람들을 따라한 모방범죄를 흉내 낸 새로운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 모든게 자신들 중 한명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이 책의 전작 '밀실 살인 게임'에서 이미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살인게임을 즐긴다는 것만 빼고는 밀실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서술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이 가진 메마른 감정은 어디까지인지...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아무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모습은 섬뜩하고 무섭다.

밀실 살인을 다룬 본격 추리소설임에는 틀림 없기에 트릭이 갖고 있는 재미만 따져서 보는 독자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야기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주는 충격이 크기에 앞의 것과 뒤의 것은한숨 돌리고 나서 읽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