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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후예 1 - 비운의 패장
박찬두 지음 / 작가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어릴적에는 빨치산이란 말과 빨갱이란 말을 구분하지 못했었다. 오히려 같은 의미의 낱말로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정도다. 공산 게릴라라는 말을 하면 요즘 아이들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장군의 후예'는 6.25 사변이 끝난 후 지리산에 주둔했던 마지막 빨치산 사단장을 맡았던 황의지란 인물과 그의 위대한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휴먼 다큐 역사소설로 재탄생한 책이다.
저자는 어느날 한국상고사학회란 비영리사학재단의 회장인 율곤 이중재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저자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인물을 추천하게 된다. 지리산 뱀사골 반선마을에 사는 마지막 빨치산 황의지 사단장이란 분이시다. 저자 역시 나처럼 빨치산 하면 자연스럽게 빨갱이를 연상했을 정도로 겁이 났다고 한다. 허나 황의지란 인물과 그의 조상에 대해 알게 되면서 무서움보다는 호기심이 동한다. 명재상 황희 정승과 임진왜란때 바다에는 이순신 장군 육지에는 황진 장군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훌륭한 장군으로 깊이 각인 되어 질 정도로 용감했던 장군님이시다. 그런 조상을 둔 황의지란 인물을 저자는 처갓집에 갔다가 연락을 받고 만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황진 장군에서 시작한다. 황진 장군의 남다른 태몽과 용맹성, 과거 합격과 중국 사절단으로 떠난 일은 물론이고 그가 가진 여러가지 미담은 흔히 위대한 인물들에서 가끔씩 듣게 되는 남다른 마음의 소유자란걸 알 수 있다. 일본의 침략으로 7년이나 이어진 전쟁은 결국 조선 어느 지역을 가도 황폐해져 있을 정도로 커다란 피해를 입고 끝이 난다.
황의지 사단장님은 동계공립보통학교의 6년 과정을 수료하고 새로운 학교로 진학을 위해 시험을 치렀지만 그만 불합격하고 만다. 잠시나마 부모님을 도와 집안 일을 하기도 했으며 일제의 강제 징병을 피하면 가족들에게 해가 될까봐 응하게 된다. 그는 일본이 전쟁에 패하면서 다시 밟은 조국은 남북이 38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자신의 뜻에 의해서 강제 징병이 되었던 것이 아닌데도 그로인해 남측 사람들에게 체포된 황의지 사단장은 여러번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의 이름만으로도 북한군은 접근을 하지 못했을 정도로 황의지 사단장의 이름은 이미 유명하다. 허나 황의지 사단장은 결국 잡히고 만다. 그를 생각해주는 남원경찰서장의 권유로 빨치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귀순이나 생포하는 유격대로서 활약을 하게 된다. 황의지 사단장은 중년의 나이에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들도 불후의 사고로 잃게 된다. 이 후 그는 조상대대로의 땅을 팔아 지리산 뱀사골에 자리를 잡게 된다.
개인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구보다 아픈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황의지 사단장의 이야기는 우리 역사가 가진 아픔을 고스란히 들어낸다. 오랜시간 일본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불행이 또 다시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요즘들어 일본이 보여주는 도발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책속에도 나왔듯이 일본군의 노리개로 살기 싫어 하는 여인의 이야기도 마음이 아팠다.
자꾸만 지나 온 역사가 희미해져만 간다. 하나 여전히 우리는 전쟁의 위험속에 놓여 있는 나라다. 이런 현실을 놓고 볼 때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특히 유익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과 북 서로가 가진 정치적 이념이나 이익을 따지기 보다는 서로가 한민족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전쟁이 주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 역사적 비극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다시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