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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2월
평점 :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에 관련된 책만 보아도 마냥 좋다. 이번에 내가 만난 책은 요시다 슈이치의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란 제목의 책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처럼 파스텔톤의 따뜻하고 감각적이며 세련된 느낌을 받게 하는데 소설과 여행에세이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들을 보아도 별로 이상하거나 부담스럽게 보는게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보편적인 트렌드처럼 인식이 되어 있다. 바로 어제만 해도 탤런트 한혜진씨와 축구선수 기성용씨의 연애 사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웠다. 8살의 나이 차이는 그들의 연애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 홍콩으로 여행을 온 한 커플이 있다. 21살의 남자와 32살의 여자다. 여자는 홍콩이 벌써 5번째이고 남자는 생애 처음으로 홍콩이란 여행지를 찾은 사람이다. 두 사람이 11살이란 나이차에서 오는 여자의 부모님의 반응은 어쩌면 보편적인 우리들의 생각을 담아내고 있다. 서너살도 아니고 거의 띠동갑에 가까운 나이차이는 여자측 부모님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딸의 행복을 생각할때 부담스러운 나이차이기에 걱정을 하신다. 여자 역시 부모님의 걱정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리고 있기에 이런 걱정들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어내고 싶어한다. 그러면서도 은연중에 나이가 어린 남자 친구에게 기대지 못하고 스스로 어른 행세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의 이런 행동에 어린남자 역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나이란 것은 결국 경험의 축척으로 이루어진다. 남자친구의 행동에 살짝 짜증과 실망스런 여자가 어린남자친구에게 이끌려 들어간 포장마차 타인과의 합석으로 지금 그들도 충분히 괜찮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어리지만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랬던 남자의 마음을 여자는 몰랐을까? 그들의 다음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연상연하 커플들만이 아니라 연애를 즐기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일상적인 조바심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라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게되는 사연들이 우리가 떠나고 싶은 여행지의 장소와 맞물러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여기에 요시다 슈이치가 여행한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듯한 착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부담없이 책을 펼치고 덮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별히 기억에 쏙 남는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게 살짝 아쉬운 면이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과 함께 저자 요시다 슈이치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편안한 감성을 충분히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항공사 기내지에 연재되었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란 글을 보면서 항공사란 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행하면 비행기가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기에 항공사란 글을 보면서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여행상품을 골라봐야겠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에 두려움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던 여행을 드디어 가기로 결정했다. 그곳이 어디인지.. 아직 정하지는 못했지만 벌써부터 설레이는데.. 저자가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흥을 나역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