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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ㅣ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나름 책을 좋아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다른 책보다 우선시 되는 책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만화책... 그 중에서도 특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작품만을 찾아서 보는 순정만화 매니아였을 정도로 틈틈히 시간나는대로 만화책방을 들랐거리며 만화책을 빌려와서 밤을 세워 읽은 적도 많았다. 개중에는 너무나 내용과 그림이 좋아 소장했던 만화책도 꽤 되었는데 친정이 이사를 하고 내가 결혼을 하면서 친정엄마가 보기 싫다며 버리셨다는 이야기에 한동안 너무나 아쉬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결혼후에도 나의 만화책 사랑은 계속 이어졌다. 학창시절부터 좋아했던 황미나, 신일숙, 김동화, 한승원 등의 작가님들의 만화책은 시간이 생길때마다 한번씩 빌려다 보았는데 집 근처에 책방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화책과도 멀어졌다.
'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는 이미 내가 거의 다 본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판타지소설로 재편집해서 나온 책이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신일숙 작가님의 책을 만난다는 설레임도 있었고 내가 읽었던 만화책 내용이 세세하지는 않지만 한동안 빠졌던 만화책의 내용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 마음을 안고 책을 읽어 나갔다.
아득히도 먼 옛날 BC 480년경 페르시아가 한창 세력이 커져 그리스 연합군과 대항하던 시기다. 강대국 두 나라 사이에서 '아르미안'이란 작은 나라의 통치자는 '레 마누'란 여왕이다. 그녀에게는 아름다운 네 명의 딸들이 있다. 특히 둘째 공주는 스와르다는 이 세상의 여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다.
페르시아 최고의 명문가의 고귀한 자제이며 뛰어난 미남자인 리할 에스파카나 오타네스는 나라와 가문의 이익을 위해 페르시아 다리우스 1세의 총애하는 딸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헌데 그의 마음은 이미 5년 전에 우연히 들린 아르미안에서 만난 이름도 알 수 없는 여인 '리마'를 향한 열정을 내려 놓고 싶은 마음과 그녀의 존재 확인차 겸사겸사 들린 그곳에서 아르미안 최고의 미녀인 스와르다와 마주치게 된다. 한순간에 그녀에게 매혹되어 버린 리할과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 준 그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스와르다.... 허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순서대로 리할을 리마에게 데려다 놓는데....
우선 '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에서는 아르미안의 통치자인 레 마누가 죽음을 앞 둔 상황이라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큰 딸 레 마누아와 이제 열살 밖에 안된 천방지축 막내딸 레 샤르휘나의 운명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서 비롯되는 위기 상황이 스토리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아직은 1권이라 몇 권까지 나올지 모르지만 사실상 이미 거의 다 읽은 만화책의 내용을 토대로하자면 이제 거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운명이지만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엇갈려서 일어나는 비극을 포함해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책을 읽다보니 마지막 결말을 읽지 못했던 '아르미안의 네딸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졌다. 분명 전쟁과 죽음의 신으로 알고 있는 에일레스와 샤르휘나의 운명적 결말도 궁금해졌으며 무수히 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 남은 샤르휘나와 큰언니 레 마누아와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책방을 찾아서 나머지 편을 읽거나 안되면 구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만화책의 재미를 다시 일깨워준 책으로 판타지소설이지만 내가 매료되었던 만화책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그림이 몇 장 들어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