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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처럼 -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여행을 디자인하다
김나율 지음, 이임경 사진 / 네시간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여행은 마셔도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다. 그만큼 여행을 너무나 좋아하고 떠나고 싶다. 일년에 한두번씩 여행 계획을 세우지만 정작 떠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가 아닌 여행은 선뜻 용기를 내어 계획자체를 세워 본 적이 없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4-5월에 동유럽 2-3나라 정도 돌아보는 여행계획을 꿈꾸고 있었는데 북유럽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북유럽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취해 여기로 여행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서두부분에 나온 이야기지만 서너달, 혹은 몇 년씩 여행하는 사람들은 무슨 복이 있기에 저런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들때가 있다. 나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마음 먹고 가는 여행이라도 기껏해야 일주일에서 열흘, 좀 길다 싶은면 한달 정도... 이렇게 여행기간을 잡는 것도 여간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가 아는 여행지도 좋지만 현지인들만 아는 숨은 여행지를 찾아가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자는 현지인이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지루한 삶이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에 아...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여행자이기에 여행자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게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유럽처럼'에서는 산타클로스의 고향이며 눈의 나라로 알려진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를 여행한다. 여행자 두 명이 디자이너라서 그런가 다른 여행에세이보다 감각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보다 핀란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기껏해야 사우나를 좋아하는 민족이고 산타클로스의 고향정도.... 남녀 노소 거리낌없이 사우나를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와 에티켓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 초보여행자가 쉽게 이용하면 좋을 헬싱키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 트램버스의 편안함이 느껴져 한번은 꼭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용적이며 양질의 제품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역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스웨덴의 크루즈를 여행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생각을 했으며 3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우리나라 아주머니의 언어능력 실력이 살짝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오래된 동네란 뜻의 감라스탄란 장소는 운치 있는 골목길과 고풍스런 건물들과 카페, 갤러리가 너무나 인상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진 곳이다.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원없이 먹은 아이스크림 역시 나도 먹고 싶을 정도로 와플에 싸주는 아이스크림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센스가 돋보이는 덴마크 공항의 모습이나 자전거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은 그들의 모습은 자동차가 항상 우선인 우리의 실정과 비교해 볼 때 부러운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빵을 좋아하지 않지만 빵에 매료된 이야기에 평소에 빵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이기에 저절로 군침이 살짝 돌기도 했으며 북유럽 세나라 중 가장 비싸다고 느껴지는 덴마크의 물가를 생각할때 여행을 떠난다면 여행경비가 부담스러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 세나라의 박물관이나 궁전, 공원, 시장, 레스토랑, 호텔 등의 이야기도 좋았으며 문을 여는 시간이나 언제 이용할 수 있는지 팁까지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어 여행을 한다면 무척 유용한 정보다. 여행지을 다녀오면서 기념품으로 무엇이 좋을까? 항상 고민하다 엽서를 사는 경우가 있는데 냉장고 자석 패치 역시 색다른 여행 기념품으로 느껴졌으며 내가 좋아하는 커피잔도 하나씩 모우고 싶은 정도로 개성있고 이쁜 잔들이 보여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저자와 친구가 여행지를 많이 보고 알려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편하게 발길 닿는대로 떠난 여행이기에 보는데 부담스럽지 않다. 계획처럼 딱딱 흘러가는 여행이아니라 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찾아서 가고 이쁜 카페나 건물이 있으면 들어가 쉬거나 둘러보는 그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딱 그런 여행이다.
아직은 배낭여행이 무섭다. 혼자서는 도저히 여행을 떠날 수 없기에 둘이나 셋이 같이 가는 여행을 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사람들이 흔히 찾는 남유럽이 아닌 북유럽 여행지지만 여유롭고 편안하게 느껴졌으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여행하고 싶은 나라들이라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여행의 목마름을 항상 여행책으로 대신하는데 책을 덮고 나면 한동안 여행앓이를 하게 된다. 무엇보다 해가지지 않는 스웨덴의 여름은 평생에 한번 꼭 체험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