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된 책이지만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힘에 매료되었다. '차일드 44' 이 책이 이미 절판이 되었다가 열렬한 독자의 성원에 의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구입했다. 너무 재밌다는 책은 사실 좀 틈을 들여 읽는 편이라  책장 한 켠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너무 과도하게 칭찬을 받은 책은 조금의 실망스런 느낌만 받아도 왠지 모르게 기대하지 않았던 책보다 좋다는 느낌을 덜 받기 때문이다.

 

정신적 충격이 한 인간을 이토록 광기에 휩싸이게 만들 수 있는지...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한번씩 만나게 되는 사이코패스들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의 무서움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차일드 44'는  실제로 일어난 여자와 아이들을 노린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라고 한다. 

 

진짜 이야기는 1953년 모스크바에서 시작한다. 태어난지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끔찍한 모습으로 죽은 한 소년의 시체가 발견된다.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이렇게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국가안보부 MGB 간부 레오는 죽은 소년의 아버지가 자신의 부하라서 마음이 더 불편하다. 별로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레오에게는 부하직원의 행동은 위험한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를 만나 죽은 소년의 상태에 대해 듣자 비밀리에 조사를 하지만 별다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다.

 

레오는 반역자로 추정되는 도망친 인물을 찾아낸다. 잡혀 온 남자는 자백을 한다. 그와 관련된 인물 속에는 아내 라이사의 이름이 들어 있다. 이제 선택을 해야한다. 아내의 결백을 믿을 것인가? 아님 나라에 아내를 반역자로 고발할 것인가?를.... 아내가 이 모든 일들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행을 하지만 정작 그런 레오를 따라붙는 또 다른 사람이 존재함을 알게된다.

 

시골 지방의 민병대로 발령이 난 레오는 또 다시 어린 소년의 죽음과 맞닥들이게 된다. 그동안 레오의 가슴에서 외면했던 아니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고 들기 시작한다.

 

스토리에 속도감이나 흡입력이 좋다. 단지 내가 알지 못하는 구소련이 가지고 있는 체재에서 느껴지는 시대상황과 공포를 짐작하면서 읽을뿐이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는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내, 형제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시간을 산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고 아픔이다. 레오란 인물은 이런 구소련의 현실을 말이 아닌 생각을 통해 충분히 전달해주고 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목숨이 가장 소중하다. 나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설령 진실이 아니라고해도 사회체재가 만들어낸 광기에 동참해야 한다. 한발자욱이라도 헛디디면 죽음은 곧 나의 일이 되는 것이다. 구소련이란 시대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공포의 무서움을 제대로 만들어 낸 '차일드 44'를 재밌게 읽었지만 사실 이 책은 조금 더 있다 읽을려고 했다.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베를린'이 차일드 44의 이야기와 아주 흡사하다는 글을 읽고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에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었는데 좀 더 빨리 읽을걸 후회스런 마음이 살짝 생기기도 했다.

 

레오, 그의  아내 라이사를 비롯해서 레오에게 집착과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바실리란 인물까지... 결코 후회하지 않을 스릴러 작품이라 생각하며 아직 못 읽어 본 분이시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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