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나는 벽난로에 산다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3
애너벨 피처 지음, 김선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평점 :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부모는 땅에 묻지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의 아픔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떠난 버린 자식을 슬퍼하는 부모의 보면서 사는 남겨진 자식들은 어떤 마음일지.. 자신이 가진 아픔이 너무나 크기에 미처 남겨진 가족의 아픔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게 가장 큰 비극을 초래하기도 한다.
'누나는 벽난로에 산다'는 이제 열 살이 된 소년에 눈에 비친 가족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소년이 5살때 쌍둥이 누나 중 한 명이 모슬렘이 자행한 폭탄 테러 사건에 그만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된다. 런던 한복판에서... 왜 이런 불행이 자신들에게 생긴 것인지... 소년의 가족은 누나의 죽음과 함께 절망적인 생활을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 소년 제임스는 죽은 누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부모는 절반씩 죽인 누나를 나름의 방식으로 소유하고 엄마는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다. 남겨진 남편이자 아버지는 술독에 빠져 또 한 명의 딸과 아들에게 커다란 상처만 주는 행동을 일삼는다. 딸에 대한 깊은 아픔은 모든 무슬림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런던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한 제임스 가족... 제임스는 그토록 아버지가 미워하는 무슬림 소녀와 만나 우정을 쌓게 된다. 무슬림 소녀를 통해서 다른 인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제임스는 혼란을 겪으면서도 아버지 때문에 소녀와의 우정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제임스와 남겨진 누나는 엄마, 아빠에게 상처를 끊임없이 받고 있다.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 보면 안쓰럽다. 죽은 딸과 곁을 떠난 아내에 대한 마음은 술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도 되고 공감을 하면서도 저렇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어도 좋은지에 대해 반문하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원하는 결말이 있다. 제임스의 가족은 내가 원하는 해피엔딩의 결말이 아니다. 제임스는 자신이 키우던 동물로 인해서 그동안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아빠가 가진 상처를 이해하게 되고 아버지 역시 남겨진 딸과 아들에 대해 소중함을 다시 확인하게 되어 희망찬 첫 발을 내딛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며 마음을 쓸어내리게 한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이야기를 열 살 소년의 눈을 통해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는게 장점이다. 아직은 사람들간의 존재하는 인종에 대한 편견없이 사람 그 자체로만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 제임스의 눈을 통해서 본 어른들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을수 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이 책이 많은 상을 받은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어느새 마음에 온기가 느껴지는 책으로 마지막에 제임스가 아닌 남겨진 쌍둥이 누나의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