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시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모임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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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를 덜 읽지만 예전에 학교 다닐때는 나름 시를 열심히 읽었었다. 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센치한 기분에 젖어 낭만적인 상상의 나래를 곧잘 펼치곤 했는데 지금은 사는게 바쁘고 정신없어 시보다는 당장 이야기 속에 빠져 들게 만드는 책을 더 선호하고 찾아서 읽곤 한다. 다시 예전처럼 시가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에 빠져들고 싶었다.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시'를 통한 '여행'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인이 살았던 시간을 먼저 만나는 일로부터 시작해서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시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인이며 소설가로 알려진 '이상' 이 말은 거친 삶을 살아가는 건축현장 막노동꾼들이 호칭하던 이름이였다고 한다. 총독부 건축기사로 불리우던 그가 일을 그만 둔 후에도 '이상'이란 이름을 버리지 않을 정도로 그에게 있어 우연과 필연이 합쳐진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상 생가는 내가 잘 가는 종로구에 위치해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끼지는 오랜된 한옥집이나 서점의 간판을 보면서 어릴적 우리동네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서 어릴적 추억이 담겨진 지금은 사라진 서점을 떠올리기도 했고 동인동 골목길이나 시장길은 사진너머로 커다란 고충빌딩에 보여 대조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아직도 저렇게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상이 총독부 건축기사를 그만두지 않고 살았다면 그의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이상을 취재한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그런 생각에 잠시 해보며 아니야.. 안돼..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시'라는게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서 항상 있었지만 미처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시를 통해 시인을 만나고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다보며 애잔한 마음과 함께 아픔이 스며든다. 학창때부터 익숙하게 보아왔던 시인들이 새삼스럽게 가깝게 느껴진 시간이였다.

 

예전처럼 시를 읽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쉽게 보지 못하고 있다. 나만해도 지하철을 탈때 개폐문 앞에 쓰여진 시들을 읽는 정도로 그치는데 시집 한 권 사고 싶다는 생각이 생기며 서점에 한번씩 나들이 갈때 시집이 있는 코너도 들려 볼 생각이다.

 

잊고 있던 오래된 사진을 들추어 보는 감정과 재미를 느끼게 해준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시를 만나고 시인의 인생을 만나고 더불어 생활에 찌든 나를 발견하게 만든 시간이였으며 시인을 찾아, 시를 찾아... 가벼운 빅팩 하나 둘러메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앞으로는 좀 더 아름다운 시들과 함께하는 생활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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