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의 나비
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할지 모르는 책이 있다. 엔조 도의 '어릿광대의 나비'가 나에겐 그런 책이다.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읽었으면서도 정리를 못하고 있었다. 언어의 유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란 이야기에 이끌려 책을 선택했지만 언어의 유희를 넘어 자꾸 반복해서 읽게 되는 부분 역시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져 난감함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두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첫번째 이야기 '어릿광대의 나비'는 여행기간에만 읽을 수 있는 책을 원하는 남자는 1년 내내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승객인 남자 에이브럼스란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그는 고등학교 이후로 책을 읽은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비행기 속도로 인해 자신의 사고가 분해되어 글자 자체를 잊어버리는 사람이다. 허나 사업적인 구상은 비행기 안에서 얻었을 정도로 다양한 생각을 하는 남자.. 존재하지 않는 존재 나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존재에 대한 에이브럼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어려운 반면 흥미롭다.

 

두번째 이야기는 서로가 서로의 번역자라는 이야기 '마쓰노에의 기록'은 어릿광대의 나비보다는 생각보다 읽는데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적었던 반면 생각보다 재미가 덜했다. 분명히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데도 자꾸만 외국어를 읽는듯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는 것인지... 언어가 주는 유희는 스토리 위주로 읽는 나에게는 아직은 어려운 부분이란걸 새삼 느끼게 된다.

 

한 번에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고 새롭다는 느낌은 있다. 거기에 '엔조 도'란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작가라는데 익히 알고 있는 나오키 상과는 다르게 순수문학 대표하는 상이라고 한다. 어려웠던 만큼 커다란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어도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은 생겼다. 다른 작품에서도 '어릿광대의 나비'에서 보여주었던 언어의 유희를 보여주는 작품일지 읽는 사람에 따라 그 재미가 다른 소설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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