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다리 2
줄리 오린저 지음, 박아람 옮김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2차 세계대전에 유대인이란 사실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는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유대인에 대한 히틀러의 공세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유럽대륙 전반에 걸쳐 흐르는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언드러시는 하필 이럴때 파리보다 안전하지 못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만료된 비자연장을 갱신하기 위해 가야 한다. 클러러의 안전을 위해 파리에 그녀를 두고 떠나려는 언드러시의 행동을 알게된 클러러는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지기 싫어 돌아가지 말아야 곳인 부다페스트로행을 택한다. 

 

전쟁이 유럽전역으로 퍼져가는 상황에서 언드러시와 클러러는 가족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행복한 신혼생활을 느낄새도 없이 전쟁터로 징집되어 떠나야하는 언드러시... 떨어지고 싶지 않은 두사람의 마음과는 달리 현실은 그들을 갈라 놓는다.

 

언드러시의 군 생활은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다. 결혼한 사람의 특혜를 받기도 했으며 같이 근무하는 동료 역시 같이 오랜시간을 함께 공부한 멘델이란 인물이다. 멘델은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던 사람으로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아내 클러러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언드러시에게 전쟁의 고통, 슬픔, 절망 등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 주는 인물이다. 멘델은 언드러시에게 샵화 몇 점을 신문에 그려줄 것을 부탁하는데 오랜시간 군복무에 익숙하고 조금은 재미로 시작한 일이 결국 야망이 넘치는 인물 소령에 발칵이 되면서 언드러시는 끔찍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로인해 결국 병을 얻게 되고 휴가까지 받게 된다.

 

클러러는 몰라 볼 정도로 달라진 남편을 위해 다른 나라로의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탈출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에 그만 언드러시는...... 전쟁의 참혹함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다. '보이지않는다리'에서는 피튀기는 전쟁 현장을 묘사하지 않아도 전쟁의 실상은 어떤 모습이고 갈수록 피폐해지는 인간의 모습, 잔혹함을 언드러시란 인물을 통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전개된다.

 

전쟁이란 누구도 거스릴 수 없는 커다란 소용돌이 안에서 많은 인물들은 스스로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가 없다. 자신을 위해서 희생해 온 가족들의 비참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클러러란 여인의 행동이나 말에서 들어나는 강인하고 용감함은 언드러시란 인물보다 확실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남다른 사랑의 결실을 맺은 티보르와 그의 아내에게 일어난 일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언드러시와 클러러는 끔찍한 전쟁 속에서도 무사히 가족과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무엇보다 로맨스소설하면 무조건 해피엔딩이였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대로 스토리가 전개될지... 한 장의 사진 속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안경을 쓴 인물에 대한 스토리를 궁금하는 소녀의 기다림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전쟁은 결코 아물지 않은 상처를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만다. 언드러시와 클러러를 비롯한 인물들 역시도 평생 이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동안 보아왔던 고전 로맨스소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 느껴졌다. 책의 표지부터 흑백영화의 포스터를 연상케 하고 있어 내가 모르던 고전 로맨스소설을 읽는 기분에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왜 이 소설이 그토록 많은 주요언론에서 극찬을 쏟아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 역시도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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