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소녀
이재익 지음 / 가쎄(GASSE)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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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로맨스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내용을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포장한 것을 넘어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풀어낸 이시대의 이야기꾼 이재익의 신작소설을 만났다. 이미 그의 작품은 여러권 읽었다. 항상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 그의 작품은 늘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이번 '오페라 소녀'는 요즘처럼 TV이만 틀어도 여기저기서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을 타고 있는 세태와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표현한 감각적인 문구가 우선 마음에 들었다. '빛을 잃은 소녀와 영혼을 잃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 날씨가 쌀쌀할 때마다 유달리 달달한 로맨스소설을 찾는 나의 구미가 딱 맞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한기현 배우 뺨치는 외모에 한국의 파바로티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스타 성악가다. 그는 '어메이징 쇼' 1기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화려한 날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좀 더 큰 무대에 설 생각까지 갖고 있는 그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서 육체적 상처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천재 성악가는 얼굴에 남은 보기 흉한 흉터로 운둔 생활에 접어들고 그런 그를 사람들은 점차 잊어간다.

 

시간은 흘러 기현에게 심한 모욕감을 받은 학생은 방송국 PD가 되어 한기현이 우승한 오디션 프로그램 어매이징 쇼를 맡고 있다. 예전의 인기와 달리 겨우 한자리 방송 시청률로 존폐 위기에 몰리자 극단의 처방이 필요한 상황에 나타난 시각장애인 천재 소녀 유리... 유리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PD는 얼마전 우연히 택시에서 만난 기현을 찾아가 유리를 오디션 프로그램 설 수 있도록 부탁을 하게 된다. 돈이 필요한 기현은 PD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유리와 함께 노래 연습에 들어가는데....

 

이재익 작가님이 두시탈출 컬투쇼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당한 PD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오페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분인 줄은 몰랐다. 사실 오페라 공연을 몇 번 보지 않아 잘 모르는데 우리가 이름만 되면 알 수 있는 유명 성악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야기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어 성악가들의 인생과 노래에 대해 살짝 엿보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책을 읽는 독자 중에는 어디선가 본듯한 아니면 들은듯한 이야기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나역시도 그런 느낌을 살짝 받기도 했으니까... 맹인 소녀 유리와 팬텀이 되어버린 기현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분명 사랑이고 두 사람을 바라보는 주위 시선들 역시 그들을 관계를 인정하게 만들만큼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이 있다.

 

로맨스소설이 될 수 있으면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지만 스토리의 구조상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해피엔딩이 아닌게 못내 아쉽다. 이미 이재익 작가의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배우가 나오면 좋을까? 혼자만의 캐스팅을 상상해 보기도 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감상하듯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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