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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먼 길
캐런 매퀘스천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델마와 루이스란 영화를 보면서 여자들끼리 떠나는 자동차 여행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델마와 루이스는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 온 결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안타까운 마지막 선택이 있었지만 '집으로 가는 먼 길'은 오히려 자동차 여행을 통해서 자신 안에 존재하는 외로움, 고독을 극복하는 치유와 사랑을 찾게 되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다.
각기 다른 네 명의 여성은 20대의 생기발랄한 재지로 인해서 새로운 시도를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어 온 아가씨 재지.. 그녀의 조금은 엉뚱한 이야기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 사이에 존재했던 무거웠던 분위기는 온화하고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참가자중 한 사람이고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마니는 자동차 고장으로 재지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녀를 저녁에 초대하게 된다.
마니가 세들어 사는 집 주인인 70대의 여성은 남편의 죽음후에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런 그녀지만 마니를 만나러 온 재지에게 호감을 느낀다. 상처극복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두 명의 여성과 재지, 그리고 마니의 집주인 여성까지 합쳐 네 명의 여성이 마니가 그토록 사랑하는 옛남자친구의 아들을 만나러 가는 자동차 여행을 시작한다.
네 명의 여성은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마니로 인해서 떠나게 된 자동차 여행이의 주도자인 재지는 자신의 할머니와 같은 남다른 능력을 소지한 여성이다. 마니는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시간이 갈수록 무덤덤한 관계에 놓이지만 그의 아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모성애로 키우게 된다. 허나 남자친구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가 들은 생명보험은 물론이고 모든 권리가 결국 아들과 남편을 두고 집을 나간 여자에게 있다는 것에 놀라고 황당한 마니..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친구 아들과도 이별을 하게 되자 깊은 슬픔에 빠져 살아갈 희망을 잃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차로 여행을 하는 것에 기꺼이 동참한 여성은 사랑하는 외동딸이 끔찍한 살인을 당해 죽게 되었지만 범인으로 지목된 딸의 남자친구의 석연치 않은 알리바이로 인해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자 깊은 절망에 빠져든다. 딸을 잃은 슬픔속에서 처음 낯선 사람들과 자동차 여행길에 동참할 정도로 재지를 뺀 세 명의 여성은 재지란 여성이 풍기는 묘한 매력과 따스함에 전염되어 간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네 명의 여행이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부딪치는 어려움과 장애물로 인해서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면서 서로에게 힘을 얻게 된다. 잔잔하면서도 유쾌한 스토리는 읽는내내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이들이 각자가 원하는 고민들이 해결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서로가 그토록 원했던 진실과 사랑이 그들에게 찾아온다. 무엇보다 10년이나 지난 미해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니의 역활이 크게 작용하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이 얻은 행복으로 인해 충분히 행복하다.
난 아직은 자동차 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 예전에 여동생과 함께 제주도에 일주일 놀러간 적이 있어 그때 렌트해서 다닌것이 전부다. 이왕이면 친한 친구와 자동차 여행을 떠나고 좋겠지만 조금은 낯설고 덜 친한 관계의 사람과 여행을 떠나도 충분히 즐겁고 재밌으며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집으로 가는 먼 길'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