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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콩고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월
평점 :
대부분 미래를 담고 있는 책들은 암울하다.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증가와 각종 개발이란 명목으로 행해지는 자연파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들로 인해서 결국 커다란 재앙이 닥쳐 미래에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존재하는 세상... 미래의 우리의 모습은 과연 영화나 책에서 만났듯이 그렇게 암울하기만 할까? 전혀 희망은 없는 것일까? 잠시 생각해 본다.
'콩고, 콩고'는 이야기의 시점이 기원 후 1만 년부터 시작한다. 콩코에서 발견된 손가락 뼈로 인해 현생 인류인 자신들에게 9%로나 되는 유전자를 남긴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인류에 대해 조사를 벌이게 된다. 발굴책임자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유골들이 발견되고 이윽고 그들이 발굴하는 현장이 바로 자신들에 이익에 위배되는 것은 무조건 제거하는 부채꼴 모양의 기업 '로제타스톤'이 대학살을 자행한 곳이란걸 알게 된다.
진짜 주인공으로 저자가 미래의 인류에게 자신들의 유전자를 남긴 조상으로 아담과 이브라 할 수 있는 '담'과 '부'다. 두 사람을 바보란 측면에서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한다. 너무나 똑똑한 바보와 그렇지 않은 바보.. 똑똑한 바보는 분노에서 만들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바보는 부모란 존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에 어느정도는 공감한다.
우연이지만 세번의 아이큐 검사때마다 화창한 날씨가 말썽이였던 '담'은 78이란 돌고래보다도 못한 아이큐를 통해 반친구들의 놀림의 대상이 된다. 순진하고 우직한 그의 성격상 자신을 이해해주고 이끌어주는 똑똑한 소녀 '부'를 만나면서 그는 그녀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그녀의 말을 무조건 따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담과 부... 부는 태생적으로 자신의 암울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담의 힘을 빌리기로하지만 점차 담이란 존재가 그녀에게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점이 미래이며 현재의 유골 발굴현장과 2천 년전의 시점을 기점으로 정신병원에 갇힌 담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아주 위험한 약물류 분류된 행복바이러스의 확산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것에 대해 신경을 곧두서 있는 로제타스톤의 사람들은 어떡하든 행복바이러스를 만든 장본인을 찾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미래를 담고 있는 이야기지만 담과 부란 두 주인공의 캐릭터도 개성있고 내용도 신선하고 흥미로워 재밌게 읽었다.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가고 미래를 담고 있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경쾌하며 진화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이야기라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