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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33일 -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 시간 33일
바오징징 지음, 홍민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내 남자란 존재를 누군가 채 간다. 그것도 다름아닌 나의 절친이... 이런 상황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무섭다. 이럴경우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절친까지도 잃어야 하는 상황이라 그 슬픔과 아픔은 두배 아니 그 이상일거라 생각한다. '실연 33일'은 중국인의 삼분의 일인 3억 5천 명 이상이 보았던 영화 (失戀33天)의 원작소설이라고 한다. 중국의 영화 시장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볼 정도로 대단한 영화의 원작소설은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서 읽게 되었다.
'실연 33일'은 스물일곱 살의 웨딩플래너로 일하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로 하루하루 날짜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날짜로 되어 있어 그녀의 일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는 33일간의 실연 극복기다. 주인공 황샤오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예전에 젊었을때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샤오셴은 우연히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던 남자친구가 자신의 절친의 손을 잡고 향수 냄새를 맡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눈에서 불이나 일단 그 자리를 떠나지만 그녀의 마음은 온종일 두 사람의 생각으로 가득하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일과 개인사를 분리해서 생활하면 좋겠지만 샤오셴의 성격상 그것이 힘들다. 그녀는 두 사람으로 인해서 그녀는 상사에게 하지 말아야 할 소리까지 하고 만다. 다음날 자신의 실연을 알리며 일단 위기를 모면하지만....
웨딩플래너란 직업이 자신의 연애사와 상관없이 결혼하는 예비신랑, 신부에게 맞추어주어야 하는 일이라 샤오셴 역시 묵묵히 자신의 연애사는 접고서 일에 매달리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거기에 자신이 맡은 예비신부가 말하는 조건들은 회사를 위해서 일단은 대답은 해 놓지만 속이 좋지 않다.
'실연 33일'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친다. 주인공 왕샤오셴부터 속에 다 담아두는 성격이 아닐뿐더라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이다. 그녀의 직장동료이며 게이인 남성 역시 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대신에 샤오셴을 다독이며 위로해 주는 속 깊은 남성으로 나온다. 회사가 위기에 처해 있는 와중에서도 샤오셴의 실수를 이해하려는 오너, 독불장군에 안하무인인 예비신부와 그런 그녀를 보며 자신이 통제가 가능하다고 믿어 결혼을 감행하는 예비신랑 등... 하나같이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어느정도 닮아 있어 즐겁게 읽었다.
솔직히 사람에 따라서 실연을 극복하는 시간은 다 다르다. 왕샤오셴의 경우는 33일 동안 일어난 일을 통해서 자신의 집착과 어리석은 행동을 돌아보며 한층 성숙된 사람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시간이였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톡톡 튀는 대사는 유쾌하고 경쾌하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어디선가 분명 보았음직한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셴이란 인물에게 애정이 갈 정도로 호감이 갔다.
즐겁게 책을 읽다보니 영화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톡톡튀는 대사를 내뿜는 왕샤오셴이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 주었을지 궁금하고 다른 인물들은 물론이고 스토리는 원작소설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는지 아님 살짝 다른 이야기가 첨가되었는지 나도 모르게 상상도 해 보고 영화도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남자친구가 이상하거나 실연을 고통에서 힘든 사람, 유쾌한 연애소설이 읽고 싶은 분이시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