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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영화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포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길 바란다. 현실이라면 두 손 들어 싫다고 강하게 저항 했을테지만 영화니까 극적 재미와 결국 범인이 주인공이니 자신이 범인이길 원하는 상황이다. 허나 감독은 영화를 찍을때부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스탭과 배우에게 일절 범인에 대한 손톱만큼의 언질도 주지 않는다. 헌데 그런 감독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고 난 후 배우와 영화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하루하루 다가오는 영화 개봉일에 대한 부담감과 아직 완성되지 못한 영화로 인해 신경이 날카로워져만 간다. 이미 예고편은 물론이고 개봉관까지 잡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런 결론이다. 남달리 괴팍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영화감독이지만 그가 만드는 영화는 관객은 물론이고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출연한 배우들 역시 유명세를 타게 되어 그의 작품을 선호한다. 그가 이번에 새로이 '탐정영화'란 제목으로 영화를 찍기 시작하는데 첫 장면부터 남다르다.
예전에 유명했던 여배우가 자신의 저택에서 자살을 한다. 그녀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 이유나 동기에 대해서는 일언방구 설명이 없다. 얼마뒤에 여배우를 돌봐주었던 간호사마저 추락사하고 만다.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될지 스탭은 물론이고 배우들 역시 궁금하다. 각자 범인이 누구인지 스토리를 생각해보는데.. 이런 와중에 갑자기 감독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영화의 결말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범인 역시 감독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나타나지 않는 감독 대신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장 타당성 있는 스토리를 써 온 사람의 것으로 영화 촬영을 재개하기로 하는데.... 영화를 촬영하는 틈틈이 감독을 찾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감독이 있을만한 장소를 알아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은 사라지고만다.
감독이 영화 촬영 중간에 사라진 이유는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같은 경우는 황당하고 어이없다. '누가 범인일까 vs 누가 범인이라야 재밌을까"에 역점을 둔 탐정영화 감독의 생각... 펼쳐 놓은 스토리에 비해 마지막에 만나는 진실이 김이 빠지는 느낌을 어쩔 수 없이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