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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지금보다 주변에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이 있지 않은 관계로 눈사람을 만들며 즐겁게 뛰어 놀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항상 겨울이면 동심을 자극하는 눈사람에 대한 추억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눈사람이 하나의 살인을 예고하는 증표로 쓰인다는 것이 섬뜩하면서도 공포심을 자극하는 책 '스노우 맨' 저자 요 네스뵈는 '헤드헌터'를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다. 그의 스노우 맨 책을 사 놓은지도 한참 되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스토리는 12년, 24년이란 시간차를 두고서 전개가 된다. 24년 전 한 소년은 추운 겨울날 차 안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의 엄마는 좋아하는 남자가 떠난다는 사실에 그 남자와의 마지막을 위해 한걸음에 차를 몰고 달려온 것이다. 뜨거운 열기를 내 뿜는 두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 남편이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차로 돌아온 엄마에게 아이는 의문의 말을 남긴다. 눈사람을 보았으며 엄마와 자신은 곧 죽을거라는......
24년 후 오슬로 경찰청 강력반 반장이며 우리의 주인공인 해리 홀레... 그는 유일하게 연쇄살인범을 잡은 유명세를 탄 경찰관이다. 아내는 일에 빠져 사는 그와의 관계를 힘겨워해서 아들과 함께 해리의 곁을 떠나 자신을 위해 주는 착한남자인 의사 마티아스와 연애를 하며 곧 한 지붕에서 같이 생활하려고 준비중이다.
사실 주인공이라고하지만 해리란 인물은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장신에 허우대만 멀쩡했지 잘생기지도 못했고 내세울만한 매력도 없으면서도 권위적이고 독불장군 기질도 엿보이고 무엇보다 알콜에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다.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에 한 밤중에 악몽을 꾼 아이는 엄마의 침실로 달려가지만 엄마는 사라지고 창 밖에 서 있는 스노우맨의 목에 엄마의 목도리가 걸려 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여자를 찾기 위한 수사가 시작된다.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다시 아이를 키우는 여자가 실종되면서 두 사건의 공통점을 찾아 사건 속으로 파고드는데...
솔직히 초반부의 스토리는 살짝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스토리에 가속가 붙으며 숨가쁘게 전개된다. 중반쯤에 해리와 그의 아내였던 라켈의 대화속에서 우연히 비치는 아버지에게서 물러받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데 혹시~~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북유럽 노르웨이의 겨울 풍경이 연상되면서 스노우맨이란 이름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게 된 사람의 이야기가 결코 개운하지만 않다. 태연하게 불륜을 저지르는 여성들은 물론이고 명예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의 여자에게 끌리는 이상한 성적충동, 여기에 아내의 실종이후 자신의 아이가 아니란 것을 알고나면 매몰차게 변해버리는 남자... 누구도 행복하지 못하고 만족한 삶을 살고 있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독한 인물로 보여지는 해리란 인물이 좀 더 자신감 넘치는 인물이였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그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캐릭터였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며 열정과 섹시함이 느껴지는 여형사 카트리네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사건 종료 후 그녀가 원래 자신의 부서로 돌아가서 해리와 더 이상 얽히지 않는거라 생각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계속해서 사건을 풀어나가면 나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 있으면 눈이 내릴텐데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스노우맨이 생각날거 같아 살짝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을거 같다. 스노우 맨의 다음이야기 '레오파드' 이 책 역시 빨리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