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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밑줄 긋는 여자의 토닥토닥 에세이
성수선 지음 / 알투스 / 2012년 11월
평점 :
책표지에도 쓰여 있고 책의 첫 장에도 쓰여 있는 글이 유달리 나의 시선을 사로잡고 오래도록 머물게 한다.
나는 혼자다. 당신도 혼자다.
연인이 있어도 혼자고, 연인이 없어도 혼자다.
결혼을 했어도 혼자고, 결혼을 안 했어도 혼자다.
다만, 소설을 읽는 혼자는 소설을 읽지 않는 혼자와는 다르다.
당신은 소설 읽는 혼자이길…….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는 저자 성수선씨의 신간서적에 쓰여 있는 글귀다. 저자 성수선씨는 한참 전에 누군가의 추천글을 보고서 '밑줄 긋는 여자'를 구입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때도 감각적인 문체에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아 인상깊게 남아 있는데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고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와 사랑할 때는 그 사람과 오랜 인연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게 된다. 허나 막상 이별을 하고 난 이후에는 너무 아프면서도 그 사람에게 너 없이도 내가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는지 보여주려고 괜한 허풍과 위선이 섞인 이야기와 글을 자신의 홈피에 남기기도 한다. 은근 상대방이 혹시라도 나의 홈피를 찾게 되면 보기를 바라는 얄팍한 자존심 때문이다. 성수선씨 역시도 평범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헤어진 남자 친구와 경쟁이라도하듯 잘 지낸다는 티를 여기저기에 내기 바쁘다. 어느순간 그런 모든 행동들이 부질없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마저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솔직히 들어내고 있다. 그녀의 솔직함이 오히려 살짝 당혹스러울 정도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이나 전화에 대놓고 물어보지 못하는 모습이나 일년 365일 다이어트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여자들의 모습, TV드라마에서는 너무나 근사하게 변해버린 모습으로 첫사랑에 재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냥 주름진 얼굴에 머리 벗겨지기 시작한 아줌마, 아저씨일 수 밖에 없는 현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있는 돈 없는 돈 투자했던 주식이 반토막 났을때의 심정, 너무나 착한 후배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심정, 예전 인연을 이유로 나간 자리에 친구가 권하는 다단계사업 등등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그녀의 생각과 함께 그녀가 들려주는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자신의 읽은 책의 이야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들려주고 있어 나도 모르게 그녀가 알려주는 몇 몇 책은 찾아서 읽어야지 메모도 하고 좋은 글 귀는 적어 놓기도 했다. 책에 나온 책들 중에서 읽은 책도 있지만 읽지 못한 책도 많았다.
평소에 귀차니즘과 성격탓에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는 것도 싫고 무섭다. 그러다보니 가끔씩 혼자는 외로워 사람들 속에 섞이려고 노력한다. 나와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과도 관계를 끊으면 왠지 혼자란 외로움에 아파할까봐 끊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때론 이런 힘든 관계에 매달리는 사람은 나 혼자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이 모든 관계가 귀찮고 피곤해 끊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여전히 혼자는 싫다는 생각에 그 낡고 오래된 개운치 못한 관계의 끈을 오늘도 잡고 살고 있다.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를 읽고나니 혼자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혼자일때 가장 솔직한 모습과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혼자일때보다 사람들과 섞이면서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낀다. 혼자는 외롭지만 그래서 더 행복했던 시간... 성수선씨의 들려주는 이야기가 날 따스하게 감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