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대통령의 연인이 저격수의 표적물이다. 난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몸을 던지게 되는데 그녀를 향한 총알이 이번에는 나의 심장을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사미라에게 장미를'의 시작은 이처럼 긴장감 넘친다. 저자 노원씨는 책의 처음부터 앞으로 전개될 시대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 중심이 될거라 대 놓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그런가 '사미라에게 장미를'에서는 주인공 최선실 경위의 종행무진 활약이 돋보이는 그야말로 혼자서 무대를 장악한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다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최선실 경위는 기존의 추리소설에서 보아왔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르다. 좋게 말하면 거짓없고 직설적이며 나쁘게 말하면 위아래 구분없이 거침없은 말을 하는 천방지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최선실은 자신의 능력껏 성실히 지금의 자리에 오른 그녀지만 강력한 라이벌에게 자신이 한 순간 마음을 뺏긴 남자와 삼각관계를 이루고 결국 결혼하는 두 사람 사이에 낀 해방꾼이였음에 가슴이 쓰리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서 영국, 프랑스, 미국, 이스라엘 공항들이 공격을 받게 된다. 유일하게 프랑스 드골 공항의 테러는 대테러기관의 수장인 시몬드 비올레라는 여성에 의해 한순간에 일망타진하게 된다. 그녀는 작가이고 프랑스 대통령의 연인이기도하다. 이번 테러에 실패한 유일한 생존자이며 테러리스트를 이끌고 있는 지휘관 '라니아 살레'란 여성으로 그녀만이 생포된다.
프랑스 대통령 일행이 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그의 연인이며 테러리스트들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시몬드 역시 같이 들어오는데 최선실 경위가 그녀의 안전을 위해 투입된다. 허나 갑자기 바꾼 일정이 있는 곳에서 시몬드와의 짧은 만남도 잠시 저격수에 의해 공격을 받자 몸을 날려 그녀를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 속으로 밀어 넣는데 이 때 시몬드의 수석 경호원이 두 여성을 구하려다 그만 테러리스트의 총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
최선실 경위의 용맹스런 행동은 TV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일약 스타로 자리잡게 된다. 허나 자신과 시몬드를 구하고 죽은 경호원에 대한 장례식에 오열하는 그의 부인을 보며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프랑스에서 영웅 대접 받는 그녀와 우리나라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죽은 경호원.... 하지만 저격수의 첫 사격은 결코 실패률이 거의 없다는 생각에 자꾸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느끼는 최선실 경위
'사미라에게 장미를' 이 소설이 왜 추리소설인가 했었다. 추리소설이기보다는 첩보물에 훨씬 더 가깝다는 느낌을 읽는 동안 받았기 때문이다. 지방대학을 나오고 봉사단에 끼워 미국에 꼬박 3년을 있었던 관계로 영어 몇 마디 한다는 정도 밖에 내세울거 없는 최선실 경위가 보여주는 행동들은 어찌보면 자격지심에서 나온 행동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금은 유치한 면이 살짝 엿보이기도 했는데 중간중간 종로경찰서 강력팀 회의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나 셜록홈즈나 얼마전에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 속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와 같은 뛰어난 추리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눈을 보면서 추리소설이 맞구나 싶었다. 최선실 그녀는 어느 남자들보다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고 추리해나간다.
최선실 경위와 더불어 중요한 또 한 명의 우리나라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 역시도 사랑하는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이제 자신이 돌보아야 할 어린 아들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그녀 역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여러편의 추리소설을 끌어다 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최선실 경위의 모습에 관련이 있던 사람들은 긴장하게 되며 마침내 들어나는 진실과 이를 묵인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해 결국....
재밌다. 한 편의 영화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추리소설과 첩보물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작가 노원씨가 최선실 경위란 인물에 가지고 있는 애정이 어느정도인지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끼게 된다. 노원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최선실이란 개성있는 인물이 매력적이라 그녀의 활약이 있었던 이전 작품 '바람의 여신' 또한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