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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사랑법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2년 11월
평점 :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상대방의 이 말을 믿고 막상 연애를 하고 사랑, 결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사랑을 하는 중간이나 결혼을 하고 난 이 후에 갑자기 지금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하고 사랑 한다는 말은 사라지고 자신에게 맞추어지길 바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헤밍웨이 사랑법' 한지수 작가님의 책은 '자정의 결혼식'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자정의 결혼식을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2년 만에 신작소설 '헤밍웨이 사랑법'을 통해 '비폭력 대화법'이란 새롭고 신선한 대화법을 통해서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는 자체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 책이다.
서인주 주인공 그녀는 캐나다의 원주민 구역에 들어가 연어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법정에 서 있다. 그녀는 캐나다 대학에서 '비폭력 대화법'을 주제로 강의를 하기로 하고 들어왔다가 강의 시작도 전에 추방, 아님 엄청난 벌금을 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이런 그녀를 남자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선재는 통역사로 그녀를 도와주게 된다.
스토리는 커다랗게 둘로 나누어진다. 재벌 아들로 인주가 보여주는 냉담한 태도에 반해 결혼을 밀어붙인 부영과의 관계... 일방적인 자기 사랑법만을 고집하는 부영과의 사랑에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인주는 그와 이별하려하지만 부영은 자신이 소유한 사랑을 결코 놓으려 하지 않는다.
선재는 인주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앞으로 쭉 그렇게 사랑할거라 장담하지만 인주의 남편 부영으로 인해 자꾸만 자신과 인주의 약속이 어긋나고 그로인해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인주에 대한 독점욕과 소유욕이 생기게 된다. 이런 선재의 모습에 인주가 힘들어하자 그는 인주와 자신을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데....
선재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의 사랑방식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인주가 강의했던 '비폭력 사랑법'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도 아프지만 사물이나 상대방도 아프다는 인식을 어렸을때부터 심어 줄 필요성, 사랑하기에 집착하고 내 뜻대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욕심에서 벗어나면 평화가 온다는 이야기나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자세... 등등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오래도록 사랑이란 이름하에 자신에게 가했던 정신적인 폭력과 그녀를 하나의 또 다른 실험대상으로 삼았던 부영에게 벗어난 인주는 자신이 원하는 사랑방식을 선재와 이루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6개월에서 2년 사이란 글을 읽은적이 있다. 우리 뇌에서 사랑할 때 나오는 세로토닌 분비가 그 시간을 지나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럼 오래도록 사랑의 감정을 식지 않고 간직하는 사람들은 세로토닌 분비가 계속되어지는 것일까?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누구나 왕성한 세로토닌 분비가 끊어져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끈끈한 관계가 사랑을 지속시켜 주는 커다란 역활을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열병을 앓을 때처럼 불안, 질투, 소유욕과 같은 감정이 조금 엷어진 후에 안정적인 상태에서 나누는 편안한 사랑이 진정 성숙한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며 자꾸만 쌀쌀한 날씨에 달달한 로맨스소설이 땡겼는데 '헤밍웨이 사랑법'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