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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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무덤을 찾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다. 여자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서른다섯 살의 얼마전에 사별 한 여자로 이름은 데시레... 그녀는 세련된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나간 날 사고로 인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깊은 슬픔에 빠져 시간이 날때마다 남편의 소박한 묘지를 찾아 스스로를 위로 한다. 

 

젓소를 기르며 축사를 운영하며 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벤니.... 그는 암으로 얼마전에 죽은 어머니의 묘를 찾아 휴식을 갖는 것을 커다란 위안으로 삼고 있는 남자다. 어느날부터 자꾸만 여자의 존재가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나지만 그녀에 대한 호기심 역시 갖고 있다.

 

서로의 존재에 대해 무심한듯 의식하던  두 사람은 어느날 눈이 마주치자 서로가 지어내는 미소에 매료되고 만다. 강한 이끌림이 이런 것인가 하는 느낌을 받은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여자를 발견한 남자는 그녀에게 다가서고 두 사람은 불꽃이 튀는 감정에 휩싸이며 서로에게 몰입하게 된다.

 

데시레, 벤티... 두 사람은 서로가 삼십여 년을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다. 남편이 축사를 돌보며 여자는 집 안을 깨끗이 정리하고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남편을 기다리는 모습에 익숙한 벤니와 도시적이고 세련되었으며 지적 향유를 즐기며 요리를 비롯해서 집 안 일에 서투른 데시레...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는 육체적, 정신적 만족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는데....

 

사람을 사랑하면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헌데 막상 내가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나를 좀 더 사랑해 주고 아껴주니 상대방이 더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러므로인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이나 취향을 자신의 쪽에 맞쳐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벤니는 데시레를 사랑하지만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세련된 도시남으로 변할 수 없는 그는 결국 데시레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마는데... 데시레 역시 벤니가 조만간 자신을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안이한 생각에 이별을 쿨하게 받아 들인다. 허나 그에게서 연락이 끊어지자 자신이 한 행동이나 말을 돌이켜 생각해 보며 이기적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사랑하는 남녀도 오래시간 각자의 삶의 영역이 달라 처음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서로에게 맞추어가면서 사랑을 더욱 확고히 만들어 가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괜한 이기심과 오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인식하고 용기있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사랑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읽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사랑의 방식과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만들고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 유익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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