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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여인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손안의책 / 2012년 4월
평점 :
한 순간의 짧은 만남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도 좋다는 사랑을 느낀다. 낯선 여인에게 전해주는 향기는 남자의 온 마음과 정신을 채우고도 남으며 짧은 만남이 만들어 낸 충격적인 결말... 섬세하게 풀어 낸 미스터리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 온 작품 '제3의 여인' 저자 나쓰키 시즈코가 1989년에 프랑스에서 상을 받게 한 작품이라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지만 분량도 많지 않고 미스터리 부분도 나름 짜임새 있게 잘 되어 있다고 느낀 책이다.
주인공 다이고 학회 일로 프랑스를 찾게 된다. 내일 오후 비행기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 간 샤토 샹탈이란 호텔 레스토랑에서 빗방울이 쏟아지는 거리를 걷는 대신에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살롱에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자신과 같은 일본 여성을 만나게 된다. 정전으로 인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지만 서로에게 이끌리며 어느새 다른 사람에게는 결코 하지 못했을 비밀스런 이야기를 주고받게 된다. 천둥번개가 치며 정전 된 고립된 장소에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용기를 주었는지 아님 다른나라, 낯선 환경에 우연히 마주친 사이라 두번 볼 일이 없다는 생각에 털어 놓게 된 것인지 그들은 서로가 가진 마음 속 증오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서로에게 분신과도 같은 강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순종적인 아내와 얌전한 두 딸과 국립대학교 위생학 조교수로 살아가는 다이고.. 어느날 자신에게 배달 된 편지를 통해서 파리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여인 후미코를 떠올린다. 그녀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던 중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불행은 쳐다보지도 않는 위생학 악덕 교수가 자택에서 살해되고 만다. 죽은 교수의 죽음을 둘러 싼 조사를 벌이는 경찰들은 조교수 다이고와의 관계에 주목을 하게 된다.
다이고는 죽은 교수를 떠올리며 분명 이 모든 것이 후미코에 의해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판단하고 그녀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자신 역시 그녀가 보낸 메시지에 따라야 한다고 굳게 믿게 된다. 후미코가 강력하게 살해하고 싶었던 여인의 행방과 그녀의 존재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고 드디어 결심을 실행에 옮길 디데이가 다가오는데....
스토리는 다이고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가며 전개된다. 그는 강박관념처럼 후미코에게 매달리고 집착한다. 그녀의 존재를 쫓아 탐문하고 그녀가 누구인지 본 모습을 확인하려는 다이고... 연관이 없는 별개의 두 사건이 혹시 청부살인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경찰들은 공통점을 찾아 파고드는데...
특별한 재미보다는 내용적으로 신선한 느낌이 들었으며 자신이 그동안 이룩해 놓은 모든 것과 그를 믿고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의 믿음을 배신할 정도로 한 여인과의 짧은 만남이 그의 모든 것을 걸 만큼 대단했다는게 안타깝게 느껴졌다. 남겨진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자신의 하려는 행동을 돌아보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