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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씨네 가족
케빈 윌슨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이런 황당한 부모가 다 있나 싶다. 자신의 아들, 딸에게 쇼핑몰에서 엄마가 사탕을 훔치고 그 사실을 쇼핑몰 직원에게 일러 바치라고 시키며 그들만의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부모... 한편으로 어이가 없으면서도 돌려 생각하면 엉뚱한 행동을 하는 부모님과의 이런 추억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나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 책 '펭씨네 가족' 저자는 케빈 월슨으로 33살의 젊은 신예 작가다. 그가 이 책을 발표하자마자 언론과 평단은 물론이고 올 해의 최고의 책이란 찬사까지 받았다고해서 내심 기대를 많이하고 읽게 된 책이다. 헌데 책을 읽으면서 우리와 확실히 다른 문화적 정서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의 유머를 다시한번 확인 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술을 위해서 죽고 사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애니와 버스터... 그들은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부모님을 원하지만 케일럽 펭과 캐밀 펭은 예술이 최우선시 되는 사람들이다. 그들 밑에서 자라서인지 버스터는 작가로서 나름 이름도 얻고 유명하다. 애니 역시 영화배우로서 어느정도 자신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할 수 있으며 새로 찍는 영화에서 대본에도 없던 노출신에 대해 고민하던 중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남동생 버스터까지 환영하는 분위기에 자신을 새뇌시키며 영화를 찍는다. 이 장면은 조연으로 짧은 장면이지만 애니가 연기자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버스터와 애니는 자신들의 하는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 부모님 집을 찾아간다. 헌데 그들의 부모는 그들을 남겨두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데... 10년 동안 생사를 확인할 수 없으면 사망자로 기록되는데 누구보다 부모님을 원하는 애니와 버스터는 부모님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게 된다. 엄마가 그린 그림들이 애니의 방 장롱 속에서 발견되고 그 그림을 토대로 애니와 버스터는 부모님을 찾을 방법을 모색한다.
부모님의 은사였던 교수를 만나 젊은 시절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는데 예술을 위해서는 가족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한 것과 자신의 부모님은 그런 교수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아 아들, 딸까지 자신들의 예술 행위에 참여시키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어가려고 한다. 더 이상 자식들에게 자신들의 위치가 엷어지고 그들이 자립을 하게 되자 새로이 자신들만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던 펭 부부...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오래전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일임이 밝혀진다.
처음엔 황당하고 중간은 살짝 지루한 면이 있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재밌게 읽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미쳐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펭씨 부부 역시 그들이 하는 예술에 미쳐서 벌인 일들이 그들에게는 행복감을 주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니콜 키드먼'이 제작도 하고 주연으로 출연까지 한다니 내심 그녀가 맡은 역활은 엄마 캐밀 펭이 아닐까 싶으며 예술을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어떤 식으로 연기했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기도 하다. 뛰어나게 재밌다기보다는 우리와 다른 정서를 확인하고 웃음 코드를 발견해 내는 것도 재밌을거 같다. 결국 부모란 울타리에서 완전한 독립을 하게 되는 애니와 버스터...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현재에도 부모님에게 기대어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더불어 어느정도는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