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

능력자 - 2012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최민석 지음 / 민음사 / 2012년 10월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 작가님의 작품 '능력자' 이 책의 화자는 작가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성과 이름을 합쳐서 불리우면 '남루한' 영.. 미덥지 않은 이미지가 저절로 연상된다. 화자는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남다른 포부와 열정을 가지고 쓴 작품은 순수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언제 출판될지 모를 위기에 놓여 있는 작품이고 당장 먹고 사는 것에 신경써야 할 화자는 목에 풀칠을 하기 위해 '야설'을 쓰면서 생활해 가고 있다.

남루한에게는 대학때부터 만난 여자친구가 있다. 이제는 당당히 회계사에 합격하면서 남루한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인 대학교수에게 남루한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네모반듯한 이미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이 아닌 순수하게 남루한이 벌어들인 2천만원을 요구받게 된다. 그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야설은 물론이고 다른 일이라도 해야할 판에 놓인 남루한 앞에 어느날 아버지에 의해 삼촌이라고 불리우는 최단신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전 권투 세계 챔피언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자서전을 대필해 줄 것을 부탁 받는다. 말도 더듬고 매미 애호가에 정신병자 같은 느낌의 세계 챔피언 공평수와 함께 생활하게 된 남루한은 공평수의 이야기에 점차 빠져들게 된다.

여자친구와의 결혼문제, 언제 출판될지 모르는 소설, 대필작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어느날 우연히 TV '금성인 바이러스'에 등장한 공평수를 보게 된다. 그가 초능력인 매미에게 받은 신령한 능력이라며 보여주는 어이없는 행동은 사람들을 황당하게 하는데 예상을 뒤엎고 개미들이 이동을 하자... 허나 공평수는 이 모든 상황이 자신이 다시 복싱을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미친 사람이라고 비웃으면서도 공평수와 같은 사람들을 원하는 세상에 대한 도전장을 내미는 공평수의 모습에 왠지 나도 모르게 먹먹한 가슴이 되었다.

공평수는 훈련을 위해서 남루한은 공평수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 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공평수를 통해서 남루한은 자극을 받게 되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던 소설을 쓸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공평수와 양정팔, 자신이 발굴하고 소속되어 있는 두 선수의 대결을 추진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남루한은 의아해 하면서도 수용하는데... 결국 이 모든 상황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느낌을 강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남루한이 맞닥뜨린 공평수의 인물됨과 숨겨진 진실, 그러나 공평수는 세상 사람들의 평가와는 달리 남루한에게는 영원한 챔피언으로 남게 된다. 한 인간의 삶이 이토록 드라마틱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저자의 책은 처음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남다른 유머와 진지함이 적절히 녹아 있는 작품이라고 느껴졌다. 화자가 작가라서 그런건지 아님 삼류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라서 그런건지 읽을수록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되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쉴 새 없는 이야기!

지칠 줄 모르는 농담!

그리고 끝내 자리하는 묵직함!

........ 책의 표지에 있는 이 말이 딱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