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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터치'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왜 영화를 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분명 책이 주는 느낌이 무겁고 불편하다. 주인공 동식과 수원은 삶의 가장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사람들이다. 오늘보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거란 희망 보다는 오늘 하루 생존을 위해 누구보다 힘든 길을 겪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자꾸만 아프게 느껴졌다.
한 때는 잘 나가는 국가대표 사격선수였던 동식이지만 자신도 의식하지 않고 마셨던 알콜이 그를 지배하고 결국에는 알콜중독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물러나 중학교 사격코치로 살아간다. 허나 사격코치 자리마저도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자 불안감을 느낀 그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마신 한 잔의 술로 인해 인생 전반이 흔들린다.
동식의 아내인 수원은 하루하루 힘든 간병인의 생활로 딸 주미와 집 안을 이끌어 가는 가장 역활을 한다. 사는게 팍팍해서 그녀는 돈을 위해 노인분들을 무연고자로 만들어 요양소에 보내는 일도 서슴치 않는데 어느날 딸 주미가 행방불명 되어 찾던 중에 의문이 가는 소년을 쫒아 갔다가 주미와 환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터치'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라고 한다. 심장을 울리는 이야기로 인해서 한동안 멍한 상태에 빠져 들었다. 자신이 그동안 했던 행동과는 다르게 진짜 다른 사람을 위해 애쓰는 수원은 많이 아픈 환자로 인해 그녀 스스로가 오히려 가슴 저 밑바닥에 내려 놓았던 감정을 다시 되살리고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동식 역시 알콜중독으로 인해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에 대한 깊은 반성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시 아내 수원과 딸 주미가 있는 가족의 곁으로 다가갈 용기를 찾아가는 모습에 다시 한번 희망을 떠올려 보게 된다. 영화를 못 보았는데 영화에 나온 장면들이 사진으로 책 속에 나와 있어 영화의 장면이 연상이 되기도 했으며 유준상, 김지영씨가 얼마나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을지 상상하게 된다.
보듬고 끌어안기 보다는 모른체 외면하고 싶었던 모습들에 대해 왜 모른체 하면 안되는지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되었다. 진실보다는 거짓과 가면의 위선을 더 자연스럽게 쓰고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자꾸만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동식과 수원이 흘린 뜨거운 눈물로 인해 변화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아직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시간안에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