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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체험판)
장은진 / 자음과모음 / 2012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달이 비추는 밤 길을 걷는 두 남자와 한 명의 여자... 기타까지 들러 메고 있는 소녀인지 아가씨인지 모를 앳띤 얼굴의 소녀를 한 남자는 무관심한 느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가고 다른 한 명의 남자는 빨간색의 상자안에 소중한 물건이 담겨 있는지 가슴에 감싸안고 여자의 뒤를 따라가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표지로 인해서 나역시도 그녀의 집이 궁금해졌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와이의 집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여자 제이... 그녀는 자신이 가로등이 우는 밤에 태어났다고 아리송한 대답을 하는데 나중에 그녀가 왜 가로등이 우는 밤에 태어났는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와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 것 같아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원하지 않은 제이와의 동거는 와이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혼자만의 공간에 익숙했던 와이에게 다른 사람과의 동거는 단지 불편하고 피곤한 상태로만 인식되다가 그녀가 주식으로 삼는 전기에 대한 요금 청구서를 확인하고서 그녀와 같이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에게 아픔만 던져 주는 친구인 케이네 집에 그녀를 버리고 오려고 몰래 숨어드는데....
'구름다리 건너 깊은 숲 속'에 위치한 제이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길을 나서는 와이와 케이... 두 달이란 시간동안 제이, 와이, 케이는 서로에게 무관심하거나 외면하고 미처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로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들여다 보게 된다. 제이는 항상 부잣집 아들로 자신이 좋아하는 이상형의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의 닮은 여자친구들은 돈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케이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가 가진 근원적인 아픔을 알고서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세 사람이 제이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읽다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 아픔, 고통을 서서히 치유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승보다는 이승이 좋다는 와이, 이승보다는 죽음 건너를 동경했던 케이.... 제이로 인해서 서서히 그들은 진짜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들이 따뜻하게 치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저자 장은진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가 주는 따뜻하고 감성어린 느낌이 좋아 그녀의 다른 책에 대한 관심도 있어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의 끝부분에 나왔듯이 어느날 갑자기 전기요금이 과하게 많이 나온다면 제이가 우리집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고 연달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제이를 찾아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기타 소리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