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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3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평점 :
밀실 살인 사건을 다룬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오래간만에 이불 뒤집어 쓰고 제대로 공포를 느끼면서 읽은 책이다. 반전의 반전을 더해 완벽하게 독자들을 속인 책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거 같다.
소설의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마을의 경찰관인 다카야시키, 그의 아내인 다카야시키 다에코, 그리고 5살의 어린 나이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 가족을 잃은 소년 요키타카가 히마카미 촌에 들어와 살게 된 이후 6살부터로 전쟁 전후를 중심으로 시작하여 마을에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히마카미 촌은 이치가미 가, 후타가미 가, 미카미 가의 3개의 가문이 히가미 가를 이끌고 있으며 이치가미 가의 당주의 장자가 가문을 승계하고 존속시키는 커다란 역활을 맡고 있다. 허나 유달리 히가미 가의 남자들은 태어날때부터 병치레도 잦고 아주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들이 태어나면 무사히 자라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삼일째 밤, 십삼 년째 밤, 이십삼 년째 밤에 각기 의식을 치르며 액막음을 하는데...
어느 나라이건 예전부터 아들에 대한 선호는 남달랐던 것 같다. 대도시보다 한적한 지방으로 갈수록 이런 선호사상은 더 깊었고 히마카미 촌 사람들 역시 대대로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었으며 전해져 오는 미신 숭배 사상에 히가미 가를 이끌고 싶어하는 보이지 않는 암투까지 섞여 있어 결국에는 살인을 부르는 결과를 낳고 만다.
하가미 가를 이끌고 있는 이치가미 가의 당주에게는 귀하게 얻은 장자 조주로가 있다. 조주로와 쌍둥이 남매로 태어난 히메코가 있는데 이 둘의 운명은 처음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온갖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자란 조주로와 달리 하인들과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자라는 히메코... 허나 히메코는 그만 십삼 년째 밤에 우물에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되고... 범인은 윤곽이 들어나지 않는 상태로 끝이 난다. 목 잘린 시체 살인사건의 중요성을 느낀 경찰 다카야시키 나름대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범인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만 완벽한 밀실이란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범인에 대한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간다.
시간이 흘러 조주로가 결혼을 해야 하는 시기에 놓이게 되고 세 명의 신부 후보들을 불러들이는데 이런 와중에 조주로가 신부로 추천했던 고리가의 마리코가 목이 잘린 채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다시한번 다카야시키는 조주로를 의심하지만 조주로 역시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조주로가 추천한 신부 후보였던 마리코는 '그로테스크' 창간호를 계기로 조주로와 인연을 맺게 된 여자였는데 그녀와 조주로가 죽음을 당하고 이런 와중에 탐정소설 전문가인 에가와 란코가 사건 속에 담겨진 의문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요키타카의 마음을 사게 된다. 이어 이전 살인사건과는 다르게 훼손된 목이 잘린 시체가 발견되고 그 옆에는 조주로의 목이 놓여져 있는데...
마지막 반전이 대박이다. 히마카미 촌에서 일어난 사건 현장에 있은 적이 없으면서도 이 모든 사건 속에 들어 있는 트릭을 알아채는 인물 도조 겐야... 이 사람이 밝히는 사건의 진실도 놀라웠지만 완벽한 범죄라고 생각했던 범인이 나중에 의문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나역시도 그가 진짜 누구일까? 생각해 보게 한다. 호러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주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