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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2 ㅣ 밀리언셀러 클럽 129
데이비드 웡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도 다양한 계층에게 사랑을 받는 이야기가 많다. 대표적인 영화로 '맨 인 블랙'을 꼽을 수 있는데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어디서 웃어야 할지 웃음의 코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솔직히 갈팡질팡 헤매면서 보았는데 같이 영화를 본 아들은 시종일관 얼굴에 함박 가득 웃음을 머금고 영화를 즐기면서 보길래 내가 쉰세대라서 그런건지 아들이 신세대라서 저런 이야기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있는건지 의문스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솔직히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2권 역시 1권과 같은 형태로 진행 된다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다. SF가 가미된 B급 호러, 공포 소설이라고 해도 뒤죽박죽 헷갈리는 이야기들로 인해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다행히 2권을 읽으면서 차츰차츰 내용이 정리가 되면서 주인공 데이비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확실히 이해 할 수 있다.
2권의 시작 역시 존이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존은 데이비드에게 빅 짐의 여동생 에이미가 실종 됐다며 그녀가 사라진 자리에 지방이 가득 든 봉지 하나가 덩그러니 있다고 한다. 왜 에이미가 사라졌을까? 혹시 에이미를 그림자 인간들이 데려간 것은 아닐까? 데이비드는 존의 말을 무시하고 싶지만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녔던 그녀를 떠올리며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빅 짐의 부탁도 있고해서 데이비드는 에이미의 집에 간다. 그 곳에서 그녀를 발견 한 데이비드는 그녀의 손을 잡지만 자신의 손에 그녀의 감촉이 없다. 오히려 데이비드를 보고 에이미를 두려움을 느끼는데.. 에이미의 잃어버린 왼손에 대한 이야기나 데이비드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패거리에게 심한 고통을 당하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당하고만 있지 않는 데이비드는 반격을 하는데...
왜 데이비드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매일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고 있는 왕따, 가혹행위, 자살로 이어지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라 안타까운 마음도 살짝 들었으며 이 와중에도 그들을 쫓는 그림자 인간, 외계 생물체 같은 것들에 대한 위험을 느끼며 수시로 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에이미를 통해서 데이비드를 취재하러 왔던 사람 역시 이미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이고 데이비드 또한 죽어 있는 자신을 보는 장면이나 에이미의 몸에서 분출해 내는 벌레들은 결국 또 다른 에이미라는...
스토리를 이해하게는 되었지만 어느 부분에서 웃음을 찾아야 할지 솔직히 가늠이 안 되었다. 얼마전에 미국식 유머를 재밌게 보았던 '19급 테드' 때와 달리 존과 데이비드가 쏟아내는 유머는 종잡을 수 없고 유머가 맞는지 자꾸만 되짚어 보게 된다.
책의 끝부분에 저자 데이비드 윙은 자신의 B급 소설이 이렇게 까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낼지 몰랐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연재하기 시작해서 그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고 출판까지 하며 5,000부나 팔려 나갔으며 급기하는 감독겸 제작자에게 메일까지 받게 된다. 허나 사기성 메일이라고 단정지어 무시 했었는데 결국 진짜란 걸 알게되고 곧 있으면 영화로 만날 수 있다고하니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이 '맨 인 블랙'처럼 커다란 흥행을 이끌어낼지 궁금한 마음까지 들었다.
간장소스를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기 시작 했다는 발상부터 어처구니 한편 신선하게 느껴졌고 스토리 역시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처럼 빙글빙글 정신없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소설이 주는 황당하고 엉뚱한 유머를 즐기며 읽으면 나을거 같다. 저자는 존과 데이비드 콤비의 이야기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하니 그의 다음 작품에서도 두 사람을 만날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