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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여행 ㅣ In the Blue 8
김현정 지음 / 쉼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문화와 예술이 넘쳐나는 도시 파리... 난 아주 어릴 때부터 파리란 도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에 오밀조밀 붙어 있는 카페와 상가, 집들...그 곳을 지나다니는 멋쟁이들의 모습이 넘쳐나는 곳이 파리라고... 일반적으로 파리하면 떠오르는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 예술가들의 집합소인 퐁네프의 다리, 몽마르트 거리 등등... 파리를 소재로 한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파리를 직접 내 눈으로 언젠가 한번은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살다보니 생활에 쫓겨 생각처럼 여행길에 오를 수 없음이 늘 안타까운데 이럴때 나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주는 것이 책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도시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라 호기심과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된 책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 제목처럼 설렘이 가득한 파리지성여행을 떠날 수 있어 좋았다.
저자 김현정씨는 책의 첫 부분에 이렇게 말한다. 그가 한국인임을 단번에 알아본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 스스로 여행이 어떤 의미로 자신에게 다가오는지 피력했는데 그에게 있어 여행은 '이야기를 듣는 일'이라고 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문학도의 길을 걸을 사람이란걸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자신이 쓴 글을 동생에게 읽어주고 대학생때에 소설을 쓰고 방송국 자막에 신경 쓰면서도 글에 심취한 삶을 살아온 그
저자는 책 속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영화, 책, 미술 등을 통해서 역사, 예술가, 건축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이야기 역시 들려주고 있어 그가 얼마나 감성이 풍부하고 지성이 넘치는 사람인지 저절로 느끼게 된다.
특히 재밌게 보았던 영화 '비포 선 셋'란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다시 만난 장소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란 서점인 것을 잊었다가 저자의 글을 보고 떠올렸으며 저자는 이곳에서 자신이 문학 청년이던 시절을 떠올렸고 더불어 매일매일 흐르는 시간은 잘 감지가 안되더라도 9년이란 시간으로 인해 변해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에는 쓸쓸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나도 늙어가지 하는 공감을 하게 된다.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의 죽음과 국장으로 치려질 정도로 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위고를 통해서 저자는 자신이 앞으로 써 나가야 할 글에 대해 알거 같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많은 지참금을 주고 결혼 했지만 사랑을 받지 못해 권력에 눈길을 돌린 여인 메리 드 메디치,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의 사랑에 대한 방식, 사교계의 화제를 불러 일으킨 화가와 은행가의 결혼 등등.. 다양한 거리와 장소에서 지성이 담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 뒤쪽에 있는 자국민이 아니면 박물관에 관심이 적은 사람이라면 모르고 지나칠 수 밖에 없는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되어 좋았고 휴관일인줄 모르고 간 빅토르 위고 박물관에서 만난 청년과의 유쾌한 대화나 처음에 그에게 여행에 대해 이야기 했던 할머니와의 이별까지... 저자를 따라 파리의 구석구석을 다닌 유익하고 즐거운 여행에 동참할 수 있어 많이 배웠고 즐거웠다.
저자는 노트르담 성당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은 노틀담의 곱추 카지모드처럼 꼽추이면서 집시라고... 자신은 단점과 부끄러운 과오로 이루어진 인간이라고... 우리 모두는 위로가 필요한 존재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나역시 끊임없이 실수를 반복하고 상처주고 받으며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란 저절로 느끼곤하는데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런 나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된다. 더불어 나도 저자처럼 누군가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좋은 여행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