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하의 한 방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깊은 통찰과 모습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들어내면서 현재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야할지 알려주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대하의 한방울' 그는 열 네살의 어린 나이에 전쟁에서 패전하자 갑자기 찾아 온 자유와 혼란스런 시간 중에 불어난 대동강 물을 헤엄쳐 건너 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시도한다. 허나 강을 건너는 와중에 갑자기 엄습한 공포로 인해 자신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 커다란 힘을 처음 느꼈으며 이때부터 수없이 보아온 강들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한마디가 있었다고 한다. '대하의 한방울'
'사람은 대하의 한 방울.'
우리의 삶은 대하에 흐르는 작은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하지만, 커다란 물의 흐름을 형성하는 한 방울이며, 영원한 시간을 향해 움직이는 리듬의 일부라고 나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p28-
이렇게 자신의 치부와 잘못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만큼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는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살에 관한 경험이나 80대의 자신은 하루의 식사량을 어느정도 해야 좋을지에 대한 확고한 생각, 초콜릿이 치아에 나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이를 닦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초콜릿을 먹은 후 느끼는 행복감에 빠진 마음, 불교 신자라고 절대 말하지 않으면서도 '관세음보살'이란 말을 읊조리는 모습, 극락과 지옥, 삶과 죽음, 불교에 바탕을 둔 이야기 등등..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수 없이 읽어왔던 에세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일상의 생활에 쫓겨 삶에 지치고 사람들에 치였던 마음에 누군가가 힘을 내라며 나를 안고서 가만히 등을 톡닥여주는 힐링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예전에 비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힘들어하고 황폐해져 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들에게 겪어보지 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한 귀로 한 귀로 흘리지만 내가 자랄 때 생활이 설령 조금 쪼들렸어도 그 반면에 공부에 치이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맘껏 뛰놀았던 그 시절이 생각도 나고 지금처럼 공부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일 때도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위로를 느끼게 해 주는 책으로 인생에서 힘들고 아프며 고통스러운 순간은 누구나 찾아올 수 밖에 없는데 그 때 긍정적이고 진심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