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있어줄거라 믿었던 엄마의 죽음으로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26살의 여성이 인생 밑바닥에서 벗어나고자 남자들도 힘들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4285km에 달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타인의 도움없이 자기 혼자서 걸어보겠다는 결심하에 길을 떠난 그녀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드는 암으로 진단 받고 1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있을 줄 알았던 엄마가 두 달도 되지 않는 49일 만에 세상을 떠나자 심한 절망감에 빠져든다. 남동생을 데리러 간 사이에 죽음을 맞이한 엄마의 모습에 망연자실한 셰릴... 그녀는 자신에게 있어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한번 느끼며 깊은 절망감에 빠져든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5년이란 시간동안 셰릴 망가질대로 망가진다. 남편 폴에게 엄마의 죽은 3년 뒤에 자신이 그동안 저질렀던 실수를 털어 놓으며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지만 여전히 셰릴에게 있어 폴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4,285km란 거리 얼마나 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일명 PCT를 걸으며 셰릴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엄마와의 관계, 남편 폴과의 실패한 결혼생활을 회상한다. 난생 처음 싸 본 배낭의 준비물로 인해 장정들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를 등에 짐어지고 작은 등산화로 인해서 발에 심한 부담감과 발톱이 빠지는 고통, 멍이 들어 여기저기 성한 곳이 하나도 없는 상태지만 셰릴은 결코 PCT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셰릴은 PCT를 걸으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였음을 셰릴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녀는 PCT 길을 걸으며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남자와 마약은 물론이고 셰릴에게 야영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고 말하는 엄마의 새로운 남편인 8살 연하의 에디에게 모든 것을 배웠다. 그가 엄마가 죽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후 그녀의 아이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셰릴과 그녀의 동생들은과 멀어진 인연을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

 

젊은 여자 혼자 그것도 남자도 쉽게 혼자서 떠나지 않는 위험스런 길에서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기도 한다. 개중에는 짧은 로맨스도 피어나는 경험을 하지만 끝까지 자신 혼자서 퍼시픽 크레이트 트레일을 마치려고 노력한다.

 

삶의 지혜를 얻으려면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단체관광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배낭여행은 준비 단계부터 만만치 않다. 완벽한 준비가 이루어져도 여행지를 다니다보면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주인공 셰릴이 걸은 PCT는 사막, 황무지, 인디안 부족의 땅으로 되어 있는 곳으로 곰의 출현, 위험한 방울뱀과의 만남, 사슴 같은 야생동물로 인해 생명의 위험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셰릴 역시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호루라기와 용기있는 행동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와일드' 이 책에 대한 수식어가 이렇게 많은줄 책을 읽고나서 알았다. 2012년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이란 타이틀이 특히 눈에 띄였는데 자신에게 닥친 온갖 시련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다큐멘타리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지만 셰릴을 통해 극한 상황으로 몰고간 배낭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잃어버렸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찾아나간다.

 

책을 다 읽고나니 험난해 보이지만 PCT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허락만 한다면 셰릴과 다른 목적이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좀 더 용기있는 삶을 살려는 의지를 테스트 해 볼겸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길 위에서 만난 생생한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고 책장을 덮기 전까지 나도 모르게 셰릴이 도전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기도 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부딪힌 이야기라 더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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