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로다 화연일세 2
곽의진 지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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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문인화의 대가 소치 허련을 주인공으로 한 '꿈이로다 화연일세' 1권에서는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에게 가르침을 받은 허련이 시간이 흐를수록 시, 그림, 글쓰기에 뛰어난 기량을 가지게 되고 이런 와중에 우연히 마주친 은분이란 여인에게 생전 처음으로 설레이는 감정을 품게 된다. 처자식이 딸린 몸이라 은분의 마음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소치는 그녀를 내치며 끝이 났다.

 

소치 허련.... 당대의 대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을 스승으로 두고 배움을 받은 제자로서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를 떠난 이후에도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그를 존경하며 여건이 허락할 때마다 추사를 찾아 뵙는다. 추사 김정희 역시 자신에게 애틋한 제자인 소치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소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추사의 마음을 알고 있어 더 고마운 소치... 추사 김정희는 소치를 '압록강 남쪽으로 소치 따를 자 없다'고 평할 정도로 그의 남다른 재능을 높이 사고 인정하였다.

 

소치 허련의 그림은 임금에게까지 알려지게 되고 임금의 부름을 받고 한양으로 입성하게 되는 소치... 임금님의 뜻을 받들어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도 스승 추사에 대한 이야기를 수시로 임금님에게 전하며 하루 빨리 유배지에서 벗어나길 바라는데...

 

소치는 스승 추사에게 제일의 자랑스러운 제자이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허나 섬 출신의 별 볼 일 없는 자신과 내노라하는 자제의 후손과 자신을 비교하며 마음을 다치게 되고 이런 마음을 달래려고 초의선사를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뜻밖에 비구니로 변해 있는 은분을 보면서 심한 죄책감에 빠져든다. 은분을 잊으려고 술독에 빠지게 되는 소치와 소치와 헤어진 다음에 은분하게 닥친 불행은 너무나 가혹하다. 은분은 뱀을 통해 자신의 업이란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는데....

 

한 여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결국 비틀어진 모습으로 들어내고 마는 소치... 소치의 이런 행동은 고향에서 소치가 성공하기만을 바라던 아내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다가온다. 남편을 위해 아내는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되는데....

 

'꿈이로다 화연일세' 1권에서도 느꼈듯이 아름다운 시와 함께 풍경화, 풍속화를 보는 기분이 든다. 특히 죽은 사람을 영혼이 극락으로 가기를 바라는 씻김굿 장면에서 나오는 무속인의 무가는 자주 접할 수 없는 내용이라 저자 곽의진님이 이 책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렸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태생이 아닌 번듯한 양반의 모습이고 싶었던 소치의 행동이 불러온 불행과 업이라고 느끼고 살기엔 너무나 힘든 삶을 선택한 은분의 운명... 서로를 마음에 품고도 어쩔 수 없이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꿈이로다 화연일세' 마지막 3권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과 초의선사의 소치 허련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흥미로워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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