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신문에서 읽었는데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율이 세계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가지 크고 작은 고민들 속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해 극단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은 자신이 자살을 시도하기 보다는 타인에 의해 자신이 꿈꾸는 모습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조금은 어이가 없고 황당할 수도 있지만 내 자신이 중.고등학교 한창 예민한 시기에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 등의 문제로 고민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주인공 고뱌야시 앤은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학생이다. '빨간머리 앤'을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이 사는 마을에 걸맞지 않게 하얀 피부에 처녀 때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아리따운 엄마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다. 속물근성도 없지만 좀 더 나은 삶을 꿈꾸지 않는 엄마를 보면서 어느순간 엄마를 마음 속으로 무시하고 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앤은 삼총사로 뭉쳐 다니는 단짝 친구인 세리카, 사치와 동아리 활동도 함께 하고 모든 일상을 얘기 할 정도로 친하다. 어느날 작은 오해의 말 한마디로 친구들을 왕따 시키기로 유명한 세리카의 눈 밖에 난 앤... 어느날 자신의 짝꿍인 영어선생님의 아들이며 못생기고 매력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평범한 소년 '도쿠가와 쇼리'의 그림을 보고 알 수 없는 매력에 휩싸인다.

 

남과는 다른 것에 매혹되는 앤과 남과는 다른 것을 행하는 쇼쿠가와...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취향까지 이해한다. 어리숙하다고 여겼던 엄마의 행동으로 인한 배신감과 친구들로부터의 왕따, 체육교사이며 부담임 선생님 부담스런 관심 등과 맞물러 앤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그것은 우연히 보게 된 쇼쿠가와의 행동에서 자신을 죽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그는 앤의 부탁을 수락한다.

 

죽음을 맞이 할 날이 다가오지만 쇼쿠가와와 앤은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끼기 보다는 설렘 같은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 전체가 망가질 엄청난 계획이지만 어쩜 저리 태연하고 방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주위를 보는지... 질풍노도의 청소년 시기를 지나 온 나의 눈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이 당사자인 그들에게는 삶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란 걸 알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청소년 시기는 힘들다. 요즘처럼 친구보다 더 나아야만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 안에서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뿐만아니라 생활 전반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쇼쿠가와가 앤의 부탁을 허락한 이유와 그가 가진 고민...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앤과 쇼쿠가와는 중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그들의 앞날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너무나 흥미롭게 느끼며 재밌게 읽었다.

 

저자 츠지무라 미즈키는 성장기 청소년들의 심리 묘사에 탁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불안정한 앤과 쇼쿠가와의 내면과 주변환경을 섬세하면서도 흡입력 강하게 쓰여 있어 나의 지난 청소년 시기를 돌아보기도 하고 요즘 한창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들의 주변을 다시 보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