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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ㅣ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자기가 사는 방식에 대해 긍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군다나 일반적인 삶도 아니고 노숙자로 살아가면서 삶의 긍지을 논한다는 자체도 어패가 있어 보이지만 '달려라 얏상'에 나오는 얏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노숙자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노숙자라도 항상 깨끗한 몸가짐과 옷차림을 자랑한다. 절대 노숙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노숙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4년제 대학을 나오고 반듯한 직장에도 취직 했지만 1년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 이후 파견근무로 근근히 생활하다 생활고에 시달려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노숙자가 되어 버린 다카오는 우연히 마주친 노숙자 얏상을 통해서 노숙자로서의 긍지와 생활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카오는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는 얏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바꿔보려고 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일본의 시끌법적한 먹자거리 긴자를 중심으로 생활터전을 잡고 있는 사람들과 얏상이 들려주는 음식이야기다. 다카오의 스승 얏상 아니 야스는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삶을 대처하는 유연함까지 갖추면서 긴자거리의 음식점의 중계인 역활을 하고 음식을 제공 받으며 사람들과 신뢰를 쌓아 놓고 생활하는 모습에 다카오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달려라 얏상'은 총 6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누구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리사지만 최고의 음식점을 향한 잘못된 욕심이 빚어내는 실수, 아버지를 생각하며 한가지 요리만을 고집하는 소녀, 노숙자인 얏상을 바라보는 잘못된 점주들의 의식을 바꾸어 놓는 다카오의 활약, 얏상의 스승이 처한 위험을 바로 잡으려는 얏상 일행, 맛집 평론가라는 직업을 이용해서 한 없이 욕심을 채우는 사람에게 시달리는 주방장과 다카오가 어설프게 실수하는 이야기까지.... 유쾌하면서도 즐거운 에피소드와 사랑이야기도 담겨져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우리와 다른 일본 사람들의 정서를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시종일관 등장하는 요리들은 일본 요리책이나 음식점에서 보았던 요리를 떠올리게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따뜻하면서 인간미 넘치며 정감어린 느낌을 받게 하는 책이다. 음식과 음식을 다루는 사람들의 애환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으며 이들과 얏상과 다카오가 만들어가는 살맛나는 삶의 모습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 관계가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얏상과 다카오.. 그들이 전해주는 맛깔나는 음식이야기 속에 빠져 든 즐거운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