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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평점 :
외로움에 온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 아마 사람마다 느끼는 외로움의 수위를 가지고 하는 말일 것이다. '외로움의 온도'의 저자 조진국씨는 이미 '고마워요, 소울메이트'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가라고 한다. 사실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했고 조진국이란 이름도 처음으로 '외로움의 온도'를 통해서 접했다. 허나 책을 읽으며 그가 가진 감성이 어쩜 나와 저리도 비슷할까?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읽었다.
책 속에는 조진국 본인의 경험담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한 사랑이야기....누구에게나 사랑은 어렵다. 요즘은 인스턴트 사랑을 하는 사람들 많이 생겼고 사랑에 쿨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지만 이들이 사랑을 하면서 정말 그렇게 쿨하기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아주고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주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야 사랑이 오래가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조진국씨 자신은 생전 담배란 것과 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가 피는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커녕 외국에 나갔다올때 보루로 사다줄 만큼 그녀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떠나 담배를 끊게 만든 남자와 결혼을 한 것에 대한 이야기에 느끼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도 되고 공감이 된다. 여자인 나도 여자의 심리를 모를때가 있는데 남자인 조진국씨야 어련했을라고... 조금 덜 살고 담배 없이 못산다는 여친이 자신의 이런 행동을 막아줄 남자를 원한 것인지.. 아직까지도 저자뿐만아니라 책을 읽는 나도 잘 모르겠다. 2년 후 그녀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또 다른 남자의 모습.. 그리움이 미움을 이긴다처럼 우리도 아웅다웅 싸우고 헤어진 옛사랑의 연인의 그립고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잘 살기는 마음 또한 저자와 같다.
저자 자신의 부끄럽게 생각했던 어릴적 살고 있던 집 주변 풍경과 그 속에서 삶의 무게를 덤덤히 받아들였던 어머니에 대한 글과 무능력하고 가정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하나하나 들추어보고 생각해 보며 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짧지만 덤덤하게 풀어낸 이야기 속에 느껴지는 외로움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다. 한번씩 농담처럼 몸이 아플때나 사는게 힘들다고 느낄때 좀 더 젊고 싱싱했던 옛날이 그리울때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피가 들끊는 20대 초반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 똑같은 실수와 상처를 반복한다면 그 역시 끔찍할거 같다. 주름지고 흰머리가 가닥가닥 생겨도 지금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사람들... 그 속에 나도 살며시 발을 들여 놓는다.
하나의 이야기에 그에 맞는 노래가사들이 들어 있다. 노래 가사말 중에는 내가 아는 곡도 상당수 있지만 전혀 모르던 곡도 서너편 눈에 띄였으며 어쩜 이리도 글과 딱 맞는 노래 가사말을 써 놓았는지 감탄하게 된다. 직업상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항상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도 외로움은 순간순간 찾아온다. 외로움을 느끼면 사람들 속으로 더 찾아가는 사람도 있고 덤덤히 외로움을 느끼고 즐기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외로움이 찾아오면 기꺼이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듯하다.
'외로움의 온도' 나의 외로움의 온도는 얼마인지... 짧지만 많은 이야기와 함께 한 따뜻한 시간이였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궁금해졌다. 그의 전작 에세이 '고마워요, 소울메이트'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